교육칼럼 (구본준 원장) – 대학 입시 변화 : Supplemental Essay 폐지

미국 대학 입시에서 지난 몇 달 사이 주목할 변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원 과정의 필수 관문이던 추가 에세이(Supplemental Essay)를 폐지하는 대학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잇따르는 폐지 결정
지난 5월, Georgia대학교가 2027년 가을 입학생부터 추가 에세이를 받지 않겠다고 발표한 직후, Tulane대학교가 오랜 전통의 ‘Why Tulane?’ 에세이 문항을 없앴습니다. 며칠 사이 Cornell대학교까지 대학 공통 추가 에세이 폐지를 알리면서 입시 현장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었습니다. WashU 세인트루이스, North Carolina 채플힐, Miami대학교도 2026–2027학년도부터 동일한 발표를 했습니다. 이미 지난해에는UVA와 TCU가 추가 에세이를 사실상 전면 폐지한 바 있어, 이 변화는 두 해에 걸친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Cornell의 경우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대학 전체를 대상으로 한 공통 에세이 문항은 없앴지만, 공대·인문대·다이슨 등 지원하는 단과대학별 문항은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학생이 개별 단과대학으로 직접 입학하는 구조여서, ‘왜 이 대학인가’보다 ‘왜 이 전공, 이 프로그램인가’를 묻는 편이 더 정확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폐지와 그 이유
많은 대학들은 한결같이 학생의 부담을 덜기 위한 입시변화라고 설명합니다. Georgia대학교는 공통 에세이 하나만으로도 학생을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고, WashU는 선택 사항이던 에세이가 학생에게는 결코 선택이 아니었으며 지원서의 다른 부분과 내용이 겹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UVA가 에세이를 없앤 뒤 지원자 수가 눈에 띄게 늘었고, 많은 전문가들도 이러한 추가 에세이 폐지가 지원자 증가와 합격률 하락 압박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봅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AI의 확대가 자리합니다. ChatGPT가 등장한 2022년 말 이후, 추가 에세이는 표현과 문체가 점점 서로 닮아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150~250단어 남짓의 짧은 글은 AI 탐지 도구조차 신뢰하기 어려워, 입학사정관이 학생의 진짜 목소리와 AI가 다듬은 문장을 구분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졌습니다. 칼리지보드의 2026년 교수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84%가 학생의 AI 의존이 비판적 사고와 독창성을 저하시킨다고 답했습니다. 지원 에세이에 AI 사용을 명시적으로 금지한 대학은 Brown, Caltech, Brown정도에 그칩니다. 추가 에세이의 목적인 ‘학생만의 개성과 표현’이 약화되자, 대학으로서도 이를 유지할 이유가 없어진 셈입니다.
또한 2023년 미국 연방대법원의 소수인종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 위헌 판결도 배경으로 작용했습니다. 많은 대학이 인종이나 정체성, 공동체 경험을 묻던 문항을 수정하거나 삭제했고, 민감해진 질문을 아예 없애는 편이 부담을 감소하는 방법이 되었습니다. Duke대학교는 추가 에세이를 유지하는 대신, 몇 년 전부터 채점을 통한 정량적 평가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평가의 변화
추가 에세이가 없어졌다고 해서 대학이 ‘이 학생이 정말 우리 학교에 오고 싶어 하는가’를 확인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지원서의 다른 곳으로 옮겨 갔을 뿐입니다. 대학 캠퍼스 방문, 설명회 참석, 이메일, 그리고 무엇보다 조기전형(Early Action · Early Decision) 지원 여부가 관심도(demonstrated interest)의 핵심 지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WashU가 추가 에세이를 없애면서 동시에 Early Action을 도입하고 관심도를 공식 평가 요소로 반영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더 중요해진 정량적 지표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평가의 무게중심이 정량적 지표인 GPA와 시험점수로 치우칠 가능성이 큽니다. SAT와 ACT를 다시 요구하는 대학이 늘고 있고, GPA와 과목 난이도 같은 학업 지표가 다시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추가 에세이까지 줄어든다면 지난 10여 년간 강조되어 온 ‘홀리스틱(Holistic) 평가’의 축이 서서히 학업 성과와 객관적 지표 쪽으로 회귀할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고등학생 수 감소가 예상되어, 대학지원 문턱을 낮춰 지원자 풀을 넓히려는 대학의 계산도 이 기조가 유지되는 동인입니다.
물론 모든 대학이 이러한 변화에 동참하지는 않습니다.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최상위권 대학은 여전히 추가 에세이를 통해 학교·전공에 대한 이해와 Fit을 확인합니다. 다만 주요 주립대와 연구 중심 사립대가 잇따라 이 관문을 없애고 있다는 사실은, 대학이 지원서의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시할 것인가’를 다시 묻고 있습니다.
대학 입시 변화에 전략적 대응
결론적으로, 쓸 에세이 개수는 줄었지만, 남은 에세이는 더 분명하게 ‘자신만의 것’이어야 합니다. 공통지원서(Common App) 메인 에세이 한 편이 온전히 학생의 목소리를 명확히 표현해야 하며, 성적표와 시험 점수, EC활동의 질이 이전보다 더 큰 중요성을 지닙니다. 자기소개와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학업 경쟁력과 객관적 성과를 통해 학생의 장점을 잘 표현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변화의 방향을 먼저 읽고 미리 준비하는 것이 앞으로의 입시를 성공적으로 이끌 전략적인 선택인 것입니다.
휴스턴 엘리트 학원(Elite Prep Houston)
구본준 원장
<학력>
서울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학사/석사
시카고대학교 경영대학원 MBA
<경력>
ExxonMobil Corporation 마케팅 자문역, 휴스턴 본사
삼성 E&A 상무, 전략기획팀장 / 휴스턴 법인장
AT커니 상무, 서울오피스 (전략컨설팅)
미국 대학 및 MBA 입시 개인컨설팅 다수 경험 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