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패권 경쟁에 4조 달러로 승부수

바이든 대통령 취임 100일 첫 상·하원 합동 연설
포괄적 이민개혁법, 코로나19 증오범죄법, 경찰개혁법 통과 촉구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4월 28일(수) 국회의사당에서 첫 상·하원 합동연설을 했다. 첫 여성 부통령과 여성 하원의장을 나란히 뒤에 두고 대통령의 연설 모습은 역대 미국 역사상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자 변화와 개혁을 상징하고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위기 극복을 위한 전쟁을 선포했고, 미국을 재건하고 민주주의를 활성화하기 위한 새로운 계획과 가능성을 알렸다. 최악의 유행병,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 남북 전쟁 이후 민주주의에 최악의 공격을 받았던 것이 미국의 민낯이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00일 만에 미국은 위기를 기회로, 위험을 가능성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희망을 던졌다. 100 일 동안의 구조 및 재건 노력으로 미국이 다시 비상할 준비가 되었다고 단언했다.

1. 미국 구조 계획
바이든 대통령은 가장 긴급한 공중보건 위기에서 취했던 ‘미국 구조 계획(American Rescue Plan)’의 결과들을 열거하며 성과를 자화자찬했다. 취임 직후 100일 동안 1억 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약속했는데, 지금은 2배 늘어난 2억 2천만 회 이상 백신 제공이 가능하고 4만개 약국, 700개 이상의 지역보건센터가 백신 접종에 참여하고 있다. 지역사회 예방접종 사이트 구축과 취약지역 모바일 장치 배치, 노인 70%가 완전한 접종 상태에 있고 노인 사망자는 1월 이후 80% 감소했다. 미국 성인 절반 이상이 적어도 1회 이상 접종을 마쳤다. 미국 전체 가정의 85%에 1,400 달러의 경제부양체크가 긴급 지원됐고, 세입자 퇴거를 막기 위한 임대 지원, 중소기업을 지원과 대출, 그리고 100일 동안 추가로 건강보험 특별가입기간을 허용해 80만 명의 미국인들이 건강보험에 신규 가입했다는 점. 불과 100일 만에 130만개 신규 일자리 창출을 가져왔고, 이런 추세 속에서 국제통화기금은 미국 경제의 6% 이상 성장을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히려 미국은 40년 만에 가장 빠른 경제성장 속도를 갖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2. 미국 일자리 계획
미국을 재건하는데 그치지 않고 21세기 세계 강국이 되기 위한 해법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공공시설과 인프라 투자에 한 수를 두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조2천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일자리 계획(American Jobs Plan)’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일자리 계획이며, 교통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고 깨끗한 식수 제공,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일자리 창출 드라이브다. 전국의 납 파이프와 서비스 라인을 100% 대체하고, 모든 미국인을 고속 인터넷으로 연결하며, 텍사스 겨울폭풍에서 목격했던 비극적 결과가 재현되지 않도록 현대적 전력망 구축,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에너지 효율적 건물과 주택 건설, 50만개 충전소 설치, 풍력 이용 기술발전 등에 수백만 신규 일자리가 양산될 것이라는 비전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전기 자동차와 배터리 생산에서 세계를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창출된 일자리의 90%는 대학 학위가 필요하지 않는, 즉 미국을 건설하기 위한 블루칼라 청사진으로 언급했다.

3. 미국 가족 계획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의회연설에서 그의 세 번째 계획인 1조8천억 달러 예산의 ‘미국 가족 계획(American Families Plan)’안을 발표했다. ▷미국의 모든 3~4 세 어린이를 위한 2년의 유치원 교육과 고등학교 졸업후 2년제 무료 커뮤니티컬리지 교육의 4년 공교육 추가 ▷중·저소득층 가정에 보육 서비스 제공 ▷최대 12주 유급 육아휴직과 병가 보장 ▷보험료 인상을 막는 영구조항 신설 등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러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기 위한 재원을 미국 재계와 1% 최상위 부자들이 공정한 몫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슈퍼 부자’들의 연방소득세율을 현행 37%에서 39.6%로 올리고 연 100만 달러 이상 소득자에 대한 자본이득세율을 20%에서 39.6%로 두 배 가까이 올린다는 구상이어서 공화당의 거센 반대는 물론 지나치게 사회주의적인 발상이라며 기득권층의 반대도 클 것이다.

“One American”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이익을 위한 방어를 분명히 언급했다. 인도 태평양에서 강한 군사력을 유지하고 중국과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첨단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중국 견제를 몇 차례 언급했다. 미국의 안보와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이란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동맹국과 긴밀히 협력하여 외교와 엄격한 억제를 통해 양국의 위협에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형사 사법제도에서 인종 차별을 체계적으로 근절하기 위해 이미 하원을 통과한 경찰개혁안이 조지 플로이드 사망 1주년 전까지 통과할 것을 의회에 촉구했다. 악의적 혐오 범죄로부터 아태계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제안된 COVID-19 ‘아시안 증오 범죄법’도 상원에서 94:1의 압도적 통과 여세를 빌어 하원까지 일사천리 통과를 촉구했다.
대통령직 첫날, 포괄적 이민개혁법안을 제의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젊은 드리머들을 보호하고 대유행기간 동안 미국을 위해 일해 온 이민자들을 위해 의회가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가장 역점이 되는 것은 경제 재건을 위한 정부 주도의 투자계획이다. 그러나 이미 2조 달러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미국 구조 계획’이 우여곡절 끝에 통과된 지 얼마 안 돼 또 다시 ‘미국 일자리 계획’과 ‘미국 가족계획’까지 총 4조 달러 규모의 추가 재정 지출이 통과될 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세계 일등국가로의 확고한 승리를 보장하며 미국의 구겨진 자존심을 자극했을 때 의외의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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