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대 뉴스] 코리안저널이 선정한 2021년 10대 뉴스

1. ‘33대 한인회장’ 표결의 힘으로 출발

휴스턴 한인사회 발전에 숨은 공이 컸던 윤건치 한인회 이사가 제 33대 휴스턴 한인회장에 선출됐다. 33대 한인회장 선출 과정은 곽정환 단일후보 등록→서류미비 접수→후보등록 연장공고→윤건치 후보 등록으로 이어지면서 40여년만의 경선 대결로 판가름나게 됐다. 이후 27일간의 선거기간 동안 양 후보측은 적극적인 선거전을 이어갔는데, 그 와중에 윤건치 후보의 경력 오기 문제로 논쟁이 과열되면서 진흙탕 선거로 전락될 위험도 있었다. 그러나 한편에선 선관위가 40여년만의 경선장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선착순 300명에게 쌀이나 라면박스 증정을 공지했고, 투표 당일 한인회 회원등록을 함과 동시에 투표 참여를 가능케 한 것이 주효하면서 12월 18일 한인회관에는 1천32명이 몰리는 근래 보기 드문 진풍경이 연출됐다. 결국 한인동포들의 적극적인 한 표 행사 속에 윤건치-정승환 후보가 73표차로 승리했다. 곽정환 후보도 깨끗한 승복을 했고, 소송전이나 한인회 분열 같은 불상사 없이 모범적이고 성공적인 한인회장 선거로 끝이 났다. 윤건치 후보의 승리는 절반의 승리였으나, 누구도 이견을 제시할 수 없는 유권자 표심의 결과로 얻은 값진 승리였다. 곽정환 후보 역시 강한 조직력과 적극적인 선거운동으로 단기간에 한인들의 표심을 끌어 모으며 선의의 경쟁을 빛냈다.
2. 아시안 증오범죄 대상 한국인 2위

‘Stop AAPI Hate’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중 아시안을 대상으로 한 증오사건이 2020년에 150% 증가했다. 2020년 3월~2021년 9월까지 아태계(AAPI)에 대한 증오사건은 총 1만370건이 보고됐다. 아시아계 미국인 5명 중 1명(21.2%)이 증오사건을 경험한 꼴이며, 민족별로는 중국인(42.7%) 다음으로 한국인(16.1%)이 많았다. 이렇게 신고 된 데이터조차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사건들 중 소수의 증오사건만이 반영된 것이어서, 실제 인종차별, 증오심 표현, 차별, 신체적 공격 사건은 더 많을 것이다. 증오범죄의 경우 정신적 충격 등 피해 입증이 어렵거나 경미한 경우 보복 등 2차 가해가 두려워 신고를 꺼리는 경우도 많다. 특히 체류 신분이 불안정할 경우 추방, 체포 등을 우려해 신고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아시안 증오 범죄는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해 무려 1,800%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5월 18일에는 역사적인 ‘코로나19 증오범죄법’이 발효됐다. 휴스턴에서는 업타운 뷰티 한인여성 오너에 대한 폭력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한인사회에는 휴스턴 경찰국(HPD) 트로이 피너(Troy Finner) 경찰국장(사진)과 경찰 수뇌부들이 참석한 한인동포를 위한 공공안전 타운홀과 안전간담회 등이 개최되었고, 증오사건을 비롯한 각종 범죄에 대한 한인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다.
3. ‘겨울폭풍’으로 또 한 번 울었다

올해 2월 텍사스의 혹독한 겨울폭풍(Uri)에 텍사스 주 126개 카운티가 얼어붙었다.
2월 15일부터 18일까지 텍사스 주 대부분에 정전이 발생했다. 휴스턴대 퍼블릭어페어스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텍사스 주민 3명 중 2명 이상, 즉 69%가 정전을 경험했고, 거의 절반이 손실을 입었으며, 약 49%가 수도 물 공급에 문제가 있었다. 폭풍우로 인해 최소 210명이 사망했고 달라스 연방준비은행은 폭풍우로 인한 주정부의 재정적 손실을 800억 달러~1,300억 달러로 추산했다. 텍사스 고유 전력망 관리회사인 텍사스전기신뢰성위원회(ERCOT)가 텍사스 인구 90%인 2천600만명 이상에 영향을 주는 시스템으로 인해 피해는 더 컸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대재난상황을 선포했고, 겨울폭풍으로 초래된 피해가구 중 무보험 혹은 불충분한 보험 손실과 피해 복구를 위해 FEMA가 연방재난지원을 했고, 중소기업청(SBA)도 저금리 재난융자를 제공했다.
한편 허리케인 카트리나(Katrina) 16주년 기념일인 8월 29일, 허리케인 아이다(Ida)가 또 다시 루이지애나를 덮쳤다.
허리케인 아이다로 베튼루지와 뉴올리언즈 지역의 한인사회도 주택과 사업장 피해를 입었고 정전, 단수, 가솔린·음식 부족으로 곤란을 겪었다.
4. 휴스턴-울산 자매결연 체결 “功은 휴스턴 동포사회”

에너지 허브도시 휴스턴 시와 동북아 에너지 허브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울산시가 자매결연을 체결했다. 11월 19일 휴스턴 시청에서 실베스터 터너 시장과 송철호 울산시장이 협정서 사인했다. 2019년 4월 휴스턴 시가 울산시와 교류·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지 2년 7개월 만이었다. 이로써 울산시는 휴스턴 시의 19번째 자매도시가 되었다. 휴스턴, 울산 모두 항구도시, 차세대 에너지 허브도시, 해양풍력발전소, 저탄소 테크놀로지, 재생에너지 산업 등 유사성을 바탕으로 경제 산업 협력과 수출입무역, 교환학생, 문화적 교류 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휴스턴 방문길에 경제 산업계 대표를 대동하고, 휴스턴 상공회(GHP) 및 휴스턴 관광청(Houston First) 수뇌부와도 회동했다. 또한 2022년 11월 1일 울산시에서 개최되는 세계한상대회에 터너 시장과 상공회 및 시 정부 관계자들을 초청했다. 이번 휴스턴-울산 자매결연 성사 과정에는 휴스턴 한인회 산하 휴스턴-울산 자매도시추진위원회(위원장 헬렌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이다. 휴스턴 한인회관에서 열린 상공회 간담회 및 동포간담회에서 송철호 시장은 롱포인트 헤이든파크에 한국식 정자 조성 제안에 적극적 협조를 약속했고, 휴스턴 지상사 대표들에게도 한인사회와의 유대 강화와 지원을 당부했다.
5. 크로거스시바 피해점주들의 눈물

코로나19 팬데믹 중에 연방정부는 긴급 수혈로 자영업자들의 고통분담에 나섰다. 불체자, 체납자에도 전폭적 유예조치를 해주었던 비상시국이었다. 대형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가 스시하우스와 스시매장 운영권 계약을 종료한 후 올 3월부터 JFE 프랜차이징과 계약 관계에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한인점주 8명을 포함한 11개 가맹점주들이 졸지에 생업장을 잃는 안타까운 사태가 발생했다. 문제는 재계약에서 제외된 피해 점주들 대부분 건실하게 수익을 내왔고 크로거 매장 중에서도 제법 규모있는 스시바를 운영해왔다는 것. JFE 본사로부터 재계약 불가에 대한 납득할 만한 이유나 제안들을 받지 못한 채 일방적인 통보만 받아 더욱 분노를 샀다. 고액의 권리금을 주고 스시바 운영권을 취득했던 점주들은 투자금까지 날렸다. 직원과 딸린 가족까지 약 100여명의 생계가 영향을 받았고, 피해점주들 대부분 실업수당도 받지 못했다. 스시바 점주들 구제 노력을 위해 휴스턴한인회도 대화노력에 나섰고 한인동포단체장들도 피해가족들과 함께 서명운동과 시위에 동참했지만, 끝끝내 JFE 프랜차이즈 측은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6개월 가깝게 이어졌던 눈물겹고 외로운 싸움은 현재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한인글로벌 기업의 화려한 성공신화 뒤 가려진 점주들의 눈물을 휴스턴 동포들은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6. 휴스턴 체육인과 한인동포 위상↑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최초의 미국 개최가 휴스턴에서 열렸다. 핑퐁외교 50주년을 기념하는 역사적 2021년 대회가 지난 11월 24일부터 29일까지 조지브라운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었다. 휴스턴 탁구협회(회장 최종우)는 한국 국가대표선수단이 휴스턴 공항에 도착하는 날부터 공항환영 행사를 시작으로 선수단 한식 도시락 제공, 응원전, 티켓 구입과 매일 경기장에 차량 무료 라이드 제공, 선수단에 기념선물 증정 등 많은 지원활동을 도맡아했다. 휴스턴 한인동포사회도 탁구협회의 고군분투에 감동해 자발적인 후원을 시작했는데, 일주일여만에 약 1만 달러가 답지하면서 힘을 실어주었다. 선수단과 대한탁구협회 임원진들은 숱한 해외 원정 경기나 세계선수권대회 참가를 했어도, 이 같은 환영과 응원, 외국에 나와 한식을 많이 먹고 경기해보기는 처음이라며 감사를 전했고, 매 경기마다 선수 이름과 대하민국 파이팅을 외치는 동포들의 응원도 선수단을 감동시켰다. 이번에 기대를 모았던 신유빈 선수가 손목 부상으로 중도 기권하여 아쉬움이 컸지만, 남자복식 장우진, 임종훈 선수가 세계탁구 남자복식 사상 첫 은메달을 획득했다. 또 2024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부산 유치가 확정됐고 대한탁구협회와 재미대한탁구협회의 전격적인 MOU 체결 등 메달 획득 못지않은 값진 결실을 거두었다.
7. 지구촌 홀린 ‘오징어 게임’, K 드라마 신드롬 불다

2021년 세계적 돌풍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은 영화 ‘기생충’, 그룹 방탄소년단(BTS) 등 그동안 축적돼왔던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K-드라마까지 넓혀주는 기폭제였다. 지난 9월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시청한 구독자는 전 세계 1억4천200만 가구가 넘었다. 공개 후 4주 동안 콘텐츠 시청 시간만 16억5천45만 시간으로 영어권 드라마 중 단연 1위였다. 지난 9월 23일부터 11월 7일까지 46일 연속 전 세계 순위 1위를 차지하며, 넷플릭스 사상 최장 1위 기록을 세웠다. 때마침 할로윈을 맞아 초록색 체육복과 분홍색 유니폼 등 ‘오징어 게임’ 속 의상은 세계 곳곳에서 인기였고, 극 중 게임으로 등장한 ‘달고나’, ‘딱지치기’ 체험 행사까지 드라마 인기로만 끝나지 않는 ‘오징어 게임’의 진기록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오징어 게임’은 K-드라마 신드롬을 불러오고 있다.
이미 미국 독립영화 시상식 고섬어워즈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피플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올해의 몰아볼 만한 쇼’ 수상작으로 뽑혔다. 아카데미와 함께 미국 양대 영화 시상식으로 꼽히는, 2022년 새해 1월 9일 열릴 골든글로브에도 한국 드라마 최초로 TV 드라마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이정재), 남우조연상(오영수) 3개 부문 후보에 올라 수상 기대를 높이고 있다.
8. 오미크론으로 자가격리면제 발급 “올스톱”

여름방학과 휴가철을 앞두고 코로나19로 봉쇄되었던 항공여행도 빗장이 풀렸다. 백신접종에 있어 한국보다 앞서 있던 미주 재외동포들은 특히 한국 입국시 2주 자가격리 의무조치에 원성이 컸는데, 결국 코로나19 방역에 철저했던 대한민국은 6월 말부터 해외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의 한국내 직계가족 방문시 격리면제서를 발급을 시행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발목이 묶여 있던 한국방문자들의 신청이 폭발적으로 몰렸고, 서류 발급을 대행하는 재외공관의 인력 부족과 수용 시스템 미비 등으로 문의가 쇄도하고 혼란이 야기되어 한 때 공관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휴스턴총영사관도 6월 30일 하루에 450건이 신청 접수되었고, 7월 12일까지 총 1천260건이 접수, 약 72% 발급율을 기록했다. 7월 5일부터는 ‘영사민원24 포털’이 가동, 온라인 신청이 가능했다. 65세 이상 노약자 등 포털이나 이메일 신청이 어려운 경우는 방문을 통한 접수도 허용했다. 그러나 신종 변이바이러스 오미크론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대한민국 질병관리청은 해외 및 국내 예방접종자를 불문하고 12월 2일부터 격리면제 조치를 전면 중지했다. 격리면제서 발급 일시 정지는 2022년 1월 6일까지며, 오미크론 확산 추이에 따라 재연장 가능성도 있다.
9. 바이든式 코로나19 대응 실패, 인플레이션까지

코로나19와 미·중 대립 환경 속에서 출발한 바이든 정부는 ‘빠른 수습’을 천명하며 취임 후 100일 동안 각종 개혁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취임 100일 목표는 △코로나19 보건 위기 사태 수습 △추가 재정부양책(미국 구조 계획·America Rescue Plan)과 인프라 투자 계획(Build Back Better Plan) 등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한 경제 회복·성장 정책 △미국의 귀환을 통한 동맹·협력국 규합과 대(對) 중국 체제 경쟁 등 세 개의 축으로 나눌 수 있다. 또 포괄적 이민개혁도 약속했다. 미국 초당파 정책연구소인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 취임 100일 지지율은 59%로 로널드 레이건(67%)과 버락 오바마(61%) 전 행정부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취임 11개월인 현재 코로나19 대응 실패와 인플레이션 등이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8월 말 아프가니스탄 철군으로 가장 큰 외교적 실패와 혼란을 초래했다. 20일 공개된 미국 공영방송 NPR와 PBS 공동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41%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40년간 가장 일 못한 대통령’으로 꼽혔다.
10. ‘응답하라’ 20대 대선 재외선거 신고·신청

차기 대선을 75일 앞둔 시점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이 발표, 대선 국면에 영향을 끼치게 됐다. 그러나 20대 대선에 대한 재외동포들의 관심에 비해 대통령 선거 참여를 위한 재외선거 유권자 등록률은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10일부터 시작된 재외선거 신고·신청이 전세계 170여개 공관에서 진행됐지만, 현재 추세로는 내년 대선에 참여하는 재외선거인은 총 20만 명 정도로 예상되며, 12월 27일 기준 미국 재외동포 선거인 등록은 약 2만5천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률이 높은 도시로는 뉴욕, LA가 4천명 대를 유지하고 있다. 휴스턴총영사관은 12월 28일 기준 재외선거인 신청 101명, 국외부재자 신청자 1천641명, 총 1천742명을 기록했다. 19대 대선 때 재외선거인 200명, 국외부재자 2천160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 재외선거·신고 신청이 종료되는 1월 8일까지 남은 기간 동안 신고 신청을 마치도록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휴스턴총영사관 재외선관위는 12월 말까지 한인타운과 케이티 아시안타운 H마트 앞에서 재외선거인 신고·신청 접수를 받고 있다. 그동안 재외동포사회에서는 재외국민 참정권 확대와 권익향상을 높이기 위해 공관투표 외 우편, 팩스, 전자투표 방식 도입을 위해 적극적인 로비활동을 벌였지만, 내년 20대 대선에서의 도입은 불가능해졌다.
<정리: 변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