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한인간호협회, 암 서포트 그룹 재부팅

정보·정서적 소통 요구 커지고 있지만…여전히 폐쇄적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잠깐의 활동으로 수명을 다한 줄 알았던 암서포트 그룹이 기력을 회복했다. 휴스턴 한인간호협회(회장 김랑아)는 팬데믹을 거치며 어떤 식으로든지 암환자와 가족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6일(토) 오전 11시 한인천주교회 교육관에서 파일럿 모임을 가졌다. 향후 암서포트 그룹의 활동 방향을 정립하기 위해 환자분과 가족들의 이야기와 의견을 취합하는 자리이자 대외적으로 새 출발을 알리는 자리였다.
김랑아 회장은 “한국분들은 특히 문화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데 닫혀있다. 아픈 곳을 다른 사람한테 보여주기 꺼려하거나 상처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일 것”이라며,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개인적 고민이나 아픔, 질병 등에 대해 함께 나누기 원하는 욕구도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역사회 안에서 어떤 활동을 시작하고 뿌리내리는데 17년이 걸린다는 어느 교수의 조언처럼 암서포트 그룹의 활동에 조급함을 버리고 꾸준한 관심을 갖고 추진해나가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한편 암서포트 그룹을 통한 정보 제공과 교육의 중요성 못지않게 감정적 공유를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 역시 고민 대상이었는데, 예를 들어 ‘암환자와 같이 걷기’가 그 중의 하나였다. “개인적으로 직장생활 하면서 혼자 운동하는 것이 힘든데, 암환자나 가족들과 같이 걸으면서 힐링하고 마음을 공유하는 이벤트를 시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MD앤더슨에서 13년 정도 근무하고 있는 구미정 부회장도 “일상을 100% 암환자와 함께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에게 암서포트 그룹이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기를 희망했다.

▲ 김랑아 회장이 모임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나누면 가벼워지는 원리
이날 파일럿 모임에는 김랑아 회장을 비롯해 구미정 부회장, 암서포트 그룹을 첫 조직했던 민설자 전 회장, 김숙원 전 회장, 이수현 회원 등 여러 회원들이 MD앤더슨 전·현직 간호사여서 암환자 케어나 암 예방에 관한 지식들은 넘쳐났다. 한국 삼성병원 대장암 외래센터에서 운영 간호사로 근무했다가 지난 해 휴스턴으로 이주한 임나라 신입 회원도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비회원으로 St. Luke 종합병원 흉부외과 테드김 의사는 현재 부모님 모두 암환자인 경우였고, 암서포트 그룹 창립멤버로 참가했던 이지영 씨와 이명기(94세) 6.25참전국가유공자가 암환자로 함께 참석해 자신의 경험을 나누었다.
이명기 어르신은 MD앤더슨에서 2021년 10월 위암 판정을 받은 후 올해 1월까지 약 1년 반 동안 항암주사를 통해 성공적으로 치료를 마친 상태였다. 고령이라 의사의 권유로 수술대신 항암주사를 맞았는데 별다른 부작용이나 통증도 없어서 진통제도 사용하지 않은 케이스다. 암투병 기간동안 약 5~6 파운드 체중 감소와 음식 섭취량이 줄고 약간의 헛배가 부르는 불편함은 있었다. 그러나 이명기 어르신은 자녀들이 주변에 살고 있지만 혼자 독립적으로 생활하면서 MD앤더슨 병원까지도 손수 운전해서 다녔고 병원 통역시스템을 이용하는 등 94세의 고령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암을 잘 극복한 경우여서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평소 매일 3마일 정도 걷고 탁구로 체력을 단련했던 건강한 삶이 밑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의사의 권고를 명심하고 평소에도 보행에도 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수연 NP 회원은 환자들에게 유동식이 좋은데 음식 냄새로 섭취가 어려운 환자들에게는 얼린 음식이 냄새가 덜하다면서, “얼린 과일과 아보카도, 1회용 아침식사용 파우더를 믹서기에 함께 갈아먹는 방법이나 요거트를 샤베트 식으로 얼려먹는 방법”도 권장했다.
유방암 11년차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지영 씨는 0기 수술 후 2년 만에 4기로 재발돼 항암치료를 받았고, 현재 3개월마다 표적치료를 받으면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평소 자신의 경험을 오픈하고 정보를 주변에 나누어왔기 때문인지 지인들을 통해 암환자들이나 혹은 타지역에서 휴스턴에 암 치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들로부터 가끔 병원이나 공항 라이드 요청을 받기도 한다면서, 향후 암 서포트 그룹이 다양한 지원 통로가 돼주기를 당부했다.
이날 간호협회는 미국암협회를 통해 무료 교통편이나 숙박시설 편의 제공 등 최근 정보를 업데이트 하고 통역서비스 및 정신건강의 중요성도 적극 다루기로 했다.

▲ 94세 이명기 6.25참전용사국가유공자가 암 치료 경험담을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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