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미술관, 5천년 한국 문화·예술 새롭게 전시

더 많은 기부자, 더 빛나는 정체성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휴스턴 미술관 한국관의 주 공간을 채웠던 국립중앙박물관의 장기 대여는 끝났지만, 더 새로운 예술품들이 한국인의 정체성을 빛나게 해주었다.
19일(월) 오후 6시 휴스턴 미술관 아시아관에서는 FCC(Friends of Asian Art) 회원들과 미술관 관계자들, 미술 애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아시안 미술 전시관의 새 단장 축하 리셉션이 열렸다. 아시안 아트 큐레이터 브레들리 베일리는 다소 흥분된 표정으로 한국관을 비롯한 인도, 중국, 일본 예술작품들이 새롭게 전시 준비를 마치고 대중에게 오픈하게 된 것에 감사를 전했다. 휴스턴 미술관 역시 코로나 팬데믹 직격탄을 맞았지만, 팬데믹 기간을 통해 각 나라의 전시관을 새롭게 꾸미며 대중들과 교감을 나눌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날 리셉션 자리에는 안명수 총영사 내외, 박세진 부총영사를 비롯해 각나라 공관장들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오랫동안 FCC 한인회원으로 활약해온 이종옥 화가를 비롯해 새롭게 회원으로 등록한 박태우·박영일 부부와 구인숙(구기번) 회원이 참석해 작품들을 감상했고, 윤건치 한인회장과 윤찬주, 국지수 전 한인문화원장도 참석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그랜트 기대
한국관 입구에는 현대적 기법으로 제작된 불상이 가장 먼저 관람객들을 맞는다. 그 뒤에는 ‘단추 작가’이자 설치미술가 황란의 ‘First Wind-CL’ 작품이 벽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다. 조선 5대 궁궐을 표현한 이 작품은 약 3천개 이상의 단추와 핀을 망치로 설치한 것으로 2019년부터 한국관에 전시되고 있다. 브레들리 베일리 큐레이터는 한국관 갤러리를 다시 꾸미기 위해 작품의 위치를 옮기는 과정에서 떨어진 단추들을 일일이 핀으로 고정하느라 진땀을 뺐다고 후기담을 전했다. 전시관 오른쪽 벽면은 조선후기 제작된 8폰 책거리 병풍이 차지하고 있다. 이 작품은 지난 2019년 Snowfox JFE 프랜차이즈 김승호 대표 부부가 뉴욕 강 컬렉션으로부터 7만5천 달러에 구입해 휴스턴 미술관 한국관에 영구 기증한 작품이다. 작자미상의 병풍에는 19세기 후반 조선 양반가 서적, 문방구류, 꽃과 과일 등이 그려져 있고, 시계와 같은 서구 문물의 영향도 찾아볼 수 있다. 왼쪽 벽에는 역시 개화기 서양식 결혼식 사진을 모티브로 재구성한 대형 작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제목 옆의 QR 코드를 접속하면 이종옥 화가가 전하는 개인 감상평도 들을 수 있다. 그밖에 나전칠기 제품, 조각 밥상보(이종옥 화가 구입, 기증), 문갑 등도 감사할 수 있다. 또 5천년 한국 역사 시대별로 변천된 도자기, 청동기, 다양한 불상, 목재 제작물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현재 한국관에서 가장 오래된 전시품은 신라시대(668-935) 만들어진 재를 담는 석기 그릇이다.
아시아관의 중심에는 인도관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인도 FCC 회원 및 커뮤니티의 자국 예술 문화에 대한 기부금 규모는 막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브레들리 베일리 큐레이터는 한국국립박물관에 신청한 보조금이 통과되어 휴스턴 미술관 한국관도 보다 크게 확장, 업그레이드 되고 더 많은 훌륭한 예술작품들을 유치, 전시할 수 있게 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