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정전협정 체결 69주년 기념식

내년을 기약할 수 없는 참전용사들…“자유 그냥 얻어지지 않아”
굳건한 한미동맹 처럼 동포사회와 참전용사회 뜻깊은 기념식 가져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피비린내 나는 6.25 전쟁의 총성이 멈춘 지 70년이 가까워졌다. 한국전 정전협정 체결 69주년 기념식이 20일(수) 오전 11시 미 향군회관 VFW 8790에서 거행됐다. 정전 혹은 휴전협정이 체결된 것이 1953년 7월 27일이므로 예년보다 조금 이른 기념식이었다.
미 한국전참전용사 텍사스 론스타 챕터 주최로 열린 이번 기념식에는 미 참전용사들과 가족, 그리고 재향군인회 미중남부지회를 비롯해 한인사회 관계자들까지 50여명이 참석했다. 미 참전용사회 측에서는 로저 모리스 텍사스 론스타챕터 현 회장과 맥스 존슨 전 회장, 한 대장으로 우리에게 더 친숙한 리차드 핼퍼티 이사장, 이진흥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측에서는 안명수 총영사 내외, 윤건치 한인회장과 헬렌장 이사장, 향군 미중남부지회 정태환 회장과 회원들, 하호영 휴스턴 청우회 회장 등 한인단체장들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또 샌안토니오 조행자 고전무용단과 윌리 존스 목사, 이연화, 유명순 문화예술인들도 자리를 빛냈다.
양국기수단 입장과 한국전 참전용사와 참전국에 대한 경의와 전사자 및 포로·실종자들을 기리는 헌화와 묵념 그리고 건물 밖에서 21발을 상장하는 조포 발사와 나팔 연주까지, 비록 젊은 군인의 절도있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우렁찬 총성과 나팔 연주는 숙연함을 전했다.
매월 론스타챕터 정기모임에 출석하면서 론스타의 핵심 멤버라고 해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친분관계가 깊은 안명수 총영사 내외는 회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었다. 안 총영사는 정전 협정 69주년의 감회 속에서 대한민국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새 정부에서도 긴밀한 한미동맹이 이어질 것을 기대했다.
이날 특별 연사로 단상에 오른 윤건치 한인회장은 자신의 6.25 전쟁 경험을 공유했다. 평화롭던 일요일 아침에 발발한 전쟁으로 인해 피난길에 오른 얘기, 부산 국제시장을 중심으로 시작된 피난생활 등을 회고하면서, 전쟁 기간 동안 미군이 주축이 된 연합군의 참전, 피난민들에게 지원했던 구호와 원조, 그리고 대한민국이 세계 11위 경제대국이 되기까지 성장을 위한 코너스톤이 돼주었던 미국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를 목격하면서 미국이 개입하지 않은 전쟁을 마치 고기 없는 햄버거로 비유하기도 했다. 또 세계 화약고 같은 동북아 지역안보를 위해 신중한 지혜가 필요한 때라고 지적하고, 전쟁이라는 비싼 값을 치룬 대한민국이 또다시 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철저한 한미동맹과 더불어 주변국들과의 잠재적 동맹도 중요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이번 정전협정 기념식은 미 참전용사회가 주최했지만, 박미화 전 문화원장의 한미 양국 국가 독창, 조행자 전통무용단의 공연 및 이연화 고전무용단장, 유명순 가야금 연주자 외 제자 연주자들의 공연 등으로 행사를 빛냈다. 윌리 존스 목사는 32년 이상 샌안토니오를 중심으로 한국 전통 문화를 전파, 전수해오고 있는 조행자 무용단을 소개하고 쇠약해진 참전용사들의 건강을 기원했다.
이날 리차드 핼퍼티 이사장을 비롯해 많은 참전용사들은 불편한 걸음걸이를 보여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굽은 등과 떨리는 손, 지팡이에 의지해 힘들게 걸음을 옮기는 모습 속에서 내년 70주년 정전협정 기념식에서 이들 참전용사들의 모습을 다시 못 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뭉클함은 더욱 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