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미국의 공용어로 공식 등재??
“말도 안 되는 가짜뉴스”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지난 5월 21일 ‘뉴스팩트럼’이란 유튜브 계정은 “[속보] ‘한국어’, 미국의 공용어로 공식 등재”란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미국 텍사스 주정부가 한국어를 공용어로 채택했다는 소식을 전한다고 소개하고 있는 이 영상은 현재 25만9천507명이 봤고 8천600명이 ’좋아요‘를 누르며, 좋은 피드백을 보이고 있다.
보수적인 백인들이 살고 있는 도시 텍사스에서 한국어를 공용어로 삼겠다고 선언한 충격적인 사실을 전한다면서, 그렉 에보트 텍사스 주지사가 영어와 함께 한국어를 공용어로 삼아 텍사스 주 어디서든 한국인이 불편함이 없도록 한국어를 장려한다는 소식이 주 내용이다. 에보트 주지사가 주축이 돼 텍사스 주 의회에 관련 안건이 상정되었고 여기서 그치지 않고 텍사스 휴스턴에 세종대왕 동상을 건립할 계획이라는 구체적 내용까지 전하고 있다.
또한 텍사스 주 뉴먼 스미스 고등학교가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언급했다. 텍사스 테일어 시에 삼성 제2공장 투자 건설 외 한국기업들의 투자 러시 등을 예로 들어 “당연히 텍사스 입장에서 한국인들을 대우하기 위해 한국어를 채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상황”이라며, 텍사스주의 한국어 공용어 결정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그러나 그럴 듯 해보이는 이 내용은 모두 가짜뉴스에 불과하다.
한류 열풍과 그로 인해 미국 학생들 사이에 한국어 사용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또 최근 텍사스에 기업 유치가 많아지고 그중에서 한국기업들도 포함돼있지만, 텍사스 주지사가 한국어를 공용어로 지정하려는 시도를 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다. 주의회에 안건이 상정돼있다거나 휴스턴에 세종대와 동상을 건립할 계획 역시 발표된 적 없다.
같은 5월 21일 ‘노래하는 부자아빠’라는 계정을 운영 중인 ‘책상위 커피잔’이란 ID 사용자는 거의 똑같은 내용을 전하고 있다. 한 가지 다른 것은 여기서는 오스틴시 트래비스 하이트 초등학교의 한국어 수업을 예로 들었다.
텍사스 주의 한국어 공용어 유튜브 영상에 대해 휴스턴 한국교육원의 최한자 교육원장은 단번에 ‘가짜뉴스’라고 답하면서, 교육원과 총영사관을 통해 사실 확인 문의도 받았다고 말했다. 유튜브에서 언급된 뉴먼 스미스 고등학교는 현재 한국어 교육을 정규 외국어 과목으로 수업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그러나 블로그에서 언급된 오스틴 트래비스 하이트 초등학교는 자체적인 방과후 프로그램에 한국어가 포함돼있을 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한자 교육원장은 한국어가 외국어 정규 과목에 채택되거나 방과후 수업에 포함된다고 해서 절대 공용어를 의미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역대 휴스턴 교육원의 노력 속에 한국어 개설도 꾸준한 확장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교육구에서 한국어 교육에 무관심한 경우도 많아 현실의 벽은 높다고 밝혔다. 2022년 봄학기 현재 텍사스 주에서 한국어 과목이 정규 수업으로 개설된 곳은 총 14개교, 비정규(방과후) 수업을 하는 학교는 4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