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법의학 실천의 현장… “인명사건의 경우 검시제 도입”



By 정순광 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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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초기 정부에서는 인명 사망사건의 경우 검시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그 교본으로 원나라에서 간행된 법의학 전문서적 ‘무원록’을 사용하도록 일선 행정기관에 지침을 내렸다. 이같은 결정으로 추후 사망사건의 경우 반드시 검시의견서가 첨부되게 되었다. 검시는 초검과 복검으로 실시된다. 초검은 사건 발생지의 지방관, 복검은 인근지역 지방관이 실시한다. 반드시 부검을 해야하는 사건으로는 감옥에서의 사망, 유배지에서 죽은 죄인, 공노비의 사망 등이다. 이같은 사실은 공무원의 가혹행위에 대한 인명살상을 방지하기 위한 측면으로 보인다. 중독사에 개한 조선시대의 사망자 검시방법으로 약 4가지의 방법을 사용했다. 1) 은수저 집어넣기: 은수저를 사망자의 입속 목구멍 깊숙히 집어넣어 숟가락이 청홍색으로 변하면 중독사로 판단한다. 비산이나 아비산의 혼합물은 은과 접촉하면 화학반응으로 청홍색을 띄기 때문이다. 이때 다시 확인하기 위해 사포신이 함유된 쥐엄나무 열매를 사용하여 세척을 하고 다시한번 실시한다. 2) 술찌끼와 식초도포법: 중독사된 시간이 오래 지나 은수저 집어넣기가 불가능할 경우 사용한다. 더운 술찌끼와 식초로 시신을 덮어 열을 내어 위 속의 독물 기운이 올라오게 만든 후 은수저를 집어넣는 빙밥이다. 술찌끼의 주요성분이 식초의 초산과 반응하여 일종의 에스테르를 형성하면 열기와 향을 발산한다. 이는 독반응을 활성화시키고 시체에서 나는 악취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3) 찹쌀밥과 달걀 이용법: 찹쌀밥과 달걀 흰자를 섞어서 오리알 크기로 만들어 식기 전에 시신의 입 속에 재빨리 밀어 넣은 뒤 입, 귀, 코, 항문 등 몸의 모든 구멍을 막는다. 2번째 방법을 이용하면 입속의 반죽이 검은색으로 변하거나 악취가 난다. 4) 닭을 이용하는 방법: 3번의 방법을 사용하여 나온 흰쌀밥을 닭에게 먹여 확인할 수 있다. 닭이 흰쌀밥을 먹고 죽으면 독극물에 의한 중독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최근의 수사기법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것들도 있다. 1) 몽타주 그리기: 범죄사건에서 피해자가 있고 가해자는 도주한 경우 신고자가 가장 먼저 했던 것은 인상착의를 설명하는 과정으로 프랑스어의 “모으다, 조합하다”라는 뜻의 ‘Monter’라는 단어에서 유래된 몽타주 수사기법이다. 현재는CCTV, 블랙박스의 등장으로 인해 사용되지 않는 범죄 수사 기법이다. 2) 최면수사: ‘레드썬’ 이라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대사나 기억을 되살리는 기법으로 최근 없어져 가는 수사 기법이다. 최면기법을 사용한 가장 많은 범죄해결의 분야는 뺑소니와 성범죄라고 한다. 3) 라인업: 특수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목격자가 한 줄로 선 용의자들의 생김새를 보며 범인을 지목하는 장면을 영화에서 보았을 것이다. 사람의 뇌의 기억구조가 무의식속에서 잘못 행해지기도 하여 키와 외모 등을 통해 지목된 범인이 진범이 아닐 경우가 많아 사용되지 않는 수사기법이다. 최근의 사법환경이 조서 중심에서 증거주의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수사기법의 변화는 당연한 귀결이다. 역사뉴스로 검시제도의 도입과 사라져가는 수사기법에 대해 알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