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대 한인회장 경선] 불안한 선거판 흙탕물로 가나?

1주일 여 남은 경선일…축제 분위기 어려울 수도
식사대접 적용범위 등 위험수위 이슈들도 도출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6일 오후 5시 33대 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상일)은 윤건치 후보의 공고된 경력에 오기가 있었던 사안의 후속처리를 위해 스파월드에서 모임을 소집했다. 윤건치 후보는 물론 곽정환 후보도 참석토록 했으며, 선관위는 유권해석을 내리기 앞서 양 후보의 입장 및 최종 결정사항에 대한 수락 의지를 물었다.
윤건치 후보는 후보 등록 서류 제출시 선관위 결정에 따르겠다는 서약서를 썼으므로 결정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곽정환 후보는 모든 내용을 경청한 뒤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곽 후보측 선대위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회의는 박요한 선관위원이 진행했다.
박 위원은 “약력에 오기가 있었고, 이 사실을 본인(윤건치 후보)도 인정했다”면서 신상발언을 요청했다. 윤건치 후보는 “경력을 신문에까지 발표하면서 경력 연도를 생각나는 대로 확인 없이 발표한 것은 큰 실수였습니다. 무엇을 한 경력이 중요하지 연도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짧게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라며 “년도는 확인없이 생각나는 대로 했습니다” 라는 문구도 혼동을 주게 되었다고 발언했다.
경력 연도 ‘오기’냐 ‘허위’냐
‘허위’란 “겉으로 꾸민 그럴듯한 모습”이며, 또 “참이 아닌 것을 참으로 꾸며 내세움”이란 뜻이다. 즉 의도적으로 거짓을 꾸민 경우를 ‘허위’로 지칭할 수 있겠다.
‘오기(誤記)’는 “잘못 기록하다. 또는 그런 기록”을 말한다. 오류는 어떤 사실에 대해 잘못된 사실임을 모르고 있는 것이고, ‘거짓’은 “해당 사실이 잘못된 사실임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사용했을 경우”가 해당된다.
선관위는 윤 후보의 잘못을 ‘오기’로 표현했다. 윤 후보 본인도 “무엇을 했느냐 하는 경력이 중요하다보니 연도에 부주의했다”고 시인했다. 한인회 수석부회장을 한 적이 없었거나, 혹은 초대 한인학교 교장을 역임한 적이 없었음에도 이력서 경력에 기입했다면 ‘허위’이고 거짓이다.
이력서 위조나 허위 조작은 당연히 후보 박탈로 이어질 수 있는 소지가 있다. 과거 한국의 어느 지방의사협회 회장 선거의 경우 이력서 경력 중에 허위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발견돼 선관위가 정정하여 다시 제출할 것을 요청했지만, 3차례 요구에도 시정하지 않아서 결국 후보 박탈까지 갔던 사례가 있다.
‘학력’ 보충서류 요청 불필요한 오해 소지
이날 선관위는 윤 후보 이력서 오기에 대한 한 가지 이슈만을 논의한다고 했다. 그런데 코메리카 양동욱 기자는 프린스턴 대학 입학 부분은 확인했지만 석사학위 부분이 없다고 질문했다. 윤 후보는 1965년 당시 박사과정으로 입학했다고 답했지만, 코메리카는 증명할 수 있는 자료나 서류를 요청했고, 이에 선관위도 보충서류 제출을 요구했다. 애초 문제로 제기된 이슈가 아니었음에도 추가 서류까지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적용일 수 있다. 상대 후보측에서 경력 허위라며 연판장까지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선관위가 학력 이슈를 공식적인 선관위 요청 내용에 포함시킨 것도 지나칠 수 있다. 무엇보다 투표권을 갖고 있는 일반 동포들에게 불필요한 의구심과 오해를 갖게 할 수 있다. 문제를 제기한 양기자는 이력서가 필요없는 이사회 추천이 아닌 경선이라는 점에서 정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곽 후보도 학력 부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토록 해야 형평성에 맞다. 경력 연도에 대한 이슈를 이력서에 있는 다른 항목까지 확대시키는 것은 선관위의 지나친 유권해석이 될 수 있다.
특히 미국의 박사과정은 석사학위가 꼭 필요하지 않고 실제 박사프로그램 신청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 상당수는 학부출신이다. 미국 박사과정 지원시 가장 중요한 것은 석사학위 취득 여부보다 실제 연구 과정을 소화해낼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느냐를 평가한다. 선관위가 무조건 의심부터 하는 분위기에 동승하거나 혹은 반대측 주장 불끄기에 급급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윤건치 후보는 일단 선관위의 보충 서류 제출 요청을 받아들였다.
진위 확인 누구 몫? 오차 범위는?
윤 후보가 경력 연도를 정정하여 이력서를 토요일까지 제출한 후의 확인 절차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어떤 경력은 본인도 수십 년 전의 것이라 정확한 연도 확인이 어려운 상황에서 선관위가 어떤 확인을 통해 진위 여부를 가릴 것인지. 한쪽에서는 연판장을 돌리고 있는데 후보 자격 박탈을 주장하고 있고, 선관위도 “한번 실수는 실수이지만 또 한 번의 실수는 용납하지 않는다”며, 상대방 비방이나 거짓 유포 시 후보 자격 박탈과 당선 무효가 된다는 엄중한 경고도 재차 했다. 코메리카포스트 지난 주 신문기사에는 윤 후보의 한인회 수석부회장 봉사기간이 2007~2011년 이라고 했다. 그러나 26, 27대 한인회는 2008-2012년이다. 윤 후보가 ‘2008-2012 한인회 수석부회장’ 으로 제출했을 경우 ‘용납하지 못할 두 번째 오기’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선관위는 그 정도의 오차 범위를 문제 삼지 않을 수 있지만 모호한 부분은 여전히 남아있다. 한인학교 초대 교장 봉사 연도 역시 현재 한인학교 홈페이지 연혁과 코리안 커뮤니티 저널이 발간한 「휴스턴 한인역사와 인물열전(1950-2000)」 내용과는 차이가 있다. 연도의 오차 범위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은채 정확치 않을 경우 후보 박탈까지 갈 수 있다는 경고만 한다면 추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유연하게 처리했다”
코메리카포스트 기사 중 곽 후보 지지자 C의 말을 빌려 “‘년도는 확인없이 기억나는 대로 기록’한 이력서를 제출했다면 그것은 선관위를 모독하는 것이고 동포사회를 우롱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곽 후보의 서류 미비 문제는 계속 논란이 될 수 있다. 추천서 항목에 한 곳이라도 빈칸이 있으면 무조건 무효표로 하는 것이 선거절차상 상식이다. 곽 후보가 처음 제출했던 추천서 30여장 100%가 러닝메이트 항목을 빈칸으로 놔두었다. 그중 5~6장은 회장 후보 이름도 아예 쓰지 않아서, 그 자리에서 써넣기도 했다. 곽 후보가 처음 추천서를 받을 때는 러닝메이트를 찾지 못해 출마 결심을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그럼에도 재향군인회 모임에서 출마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나중을 위해 미리 추천서 사인부터 해달라고 했다. 이런 처사야말로 선관위를 모독하고 동포사회를 우롱한 것이다.
6일 선관위는 윤 후보의 이력서 오기에 대한 선관위 결정을 발표하면서, 곽 후보의 서류 미비 사안도 유연하게(flexible) 처리한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코메리카포스트의 지난주 ““1998-현재 통합한인회 이사” 윤건치 박사의 거짓말? 오기? 오류?” 제하 기사 중 ‘그래서 무슨 일을 했는데’ 부제 밑에는 “윤건치 후보는 스프링브랜치경영지구와 사우스웨스트경영지구에서 이사를 역임했고, 롱포인트 도로손상에 있는 헤이든 파크 개발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중략)… 라고 자신의 경력을 소개했는데, 윤 후보가 이들 직책을 맡아 동포사회나 지역사회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기억하는 동포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직책은 맡았지만, 기억될만한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것은 자리만 차지했을 뿐 일은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도 오해받을 수도 있다”고 기술했다.
그러나 2008년 1월 4일자 코리안저널 “제26대 휴스턴 한인회장은 누구?”라는 제호의 기사에서, 당시 양동욱 기자는 차기 한인회장 후보 물망에 오른 9명의 현직 단체장들을 취재했다. 당시 윤건치 휴스턴 시 자문위원에 대해서 “스프링브랜치자치지구 이사회의 윤건치 부이사장도 차기 회장후보로 강력하게 추천받고 있다. 윤건치 부이사장을 휴스턴 한인회장으로 추천하는 한인들은 윤건치 부이사장이 휴스턴 한인학교 초기부터 관여해 활동해 오면서 보여준 것처럼 늘 주목받는 곳이 아닌, 조용한 곳에서 휴스턴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해 왔다. 윤건치 이사장은 최근에는 코리아타운이 있는 스프링브랜치자치지구에서 코리아타운의 발전과 스프링브랜치 지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도 높이 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윤건치 부이사장의 가장 큰 장점은 휴스턴의 주류사회 인사들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민 1세들로서는 드물게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윤건치 부이사장은 주류사회 인사들과의 관계와 능숙한 영어로 휴스턴 한인사회의 현안을 해결하는데 있어서 주류사회 인사들로부터 협조를 이끌어 내는데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윤건치 부이사장은 또 휴스턴 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휴스턴 한인사회와 휴스턴 시와의 가교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윤건치 부이사장은 또 휴스턴~인천 직항유치에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오고 있고, 특히 남서부미술가협회의 미술전시에 전시공간을 무상으로 대여해 주는 등 휴스턴 한인사회를 위해 크게 주목받지 않는 곳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보도했었다.
한편 선관위는 양쪽 후보에게, “선관위에서 선거운동으로 허락한 식사대접 적용범위 등에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 한꺼번에 많은 인원 대접이 어려울 경우 식권 발행도 허용했다. 단, 30달러 미만 소액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