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회 전미주장애인체전, 휴스턴 종합 2위 쾌거 (2보)

‣ 휴스턴 동포사회 후원에 부응…“꿈같은 대회였다”
‣ “대회 개최 그 자체가 기적”
‣ 12개 미국 주요 도시·주(州)에서 400여명 참가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코로나19로 2년을 기다려온 제 1회 전미주장애인체전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 17일(금)~18일(토)까지 미주리주 캔사스시티에서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대회에서 총 38명이 참석한 휴스턴선수단은 첫 출전한 대회에서 금 15, 은12, 동9개(정식종목, 시범종목, 가족종목 포함)와 입장식 2위 및 참여점수를 합해 종합성적 2위를 차지하며 휴스턴 동포사회의 후원에 보답했다. 이번 대회 1위는 메릴랜드, 3위는 텍사스 주 달라스팀이 차지했다.



해외 최초 한인 장애인체전
한인동포들의 장애인체전은 미국은 물론 재외동포 역사상 첫 개최로 기록되는 기념비적 대회다. 재미대한장애인체육회(회장 안경호, 대회장)가 주최 및 캔사스장애인체육회와 공동주관하고, 대한장애인체육회, 주시카고총영사관, 재미대한체육회, 재외동포재단, 미국중서부장애인체육회 등이 후원했다.
제 1회 전미주장애인체전은 역사적 대회의 시발점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처음에는 총 1천200여명의 참가인원 규모로 계획했지만,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로 2년 동안 대회가 열리지 못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번 대회 총 참가인원은 선수단(비장애인 선수, 가족, 지역임원 포함) 400여명과 자원봉사자, 경기운영 요원까지 약 600명 이상으로 추산한다.
17일 오후 5시 30분에 시작한 개회식은 송재성 재미 대한장애인체육회 수석부회장의 개회식 통고로 시작으로 선수단 입장, 대회기 게양, 성화 점화, 개회 선언 순으로 진행됐다.
개회식에는 김성배 캔사스시티 한인회장, 김경민 캔사스시티 목회자협의회장, 양충연 대한장애인체육회 사무총장, 정주현 재미대한체육회장, 김정환 주시카고총영사, 박순현 캔사스장애인체육회장 등이 참석했다.
선수단 입장은 50년 전통의 가드너 애저튼 고등학교 마칭밴드를 시작으로 보이스카우트 기수단, 경기위원회, 자원봉사위원회가 입장했고, 이어 12개 각 주와 도시 대표 선수단이 입장했다. 선수들은 지역의 특징을 나타내거나 파이팅을 외치며 입장했는데, 그중에서도 휴스턴 선수단은 전원이 한국 전통궁중의상을 입고 왕과 왕비, 장군, 군관, 내시와 상궁, 중신, 의녀, 궁녀, 포졸을 재현해내며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해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뉴욕 선수단은 항공편이 결항돼 25시간을 운전하며 개막식 직전에 도착하기도 했다.
김성배 한인회장은 환영사에서 “장애인체전은 본국에서 1981년 처음 개최됐고, 해외 최초로 1회 대회가 미국 캔사스시티에서 열리는 것은 영광”이라고 말했다.
재미대한장애인체육회 안경호 회장은 대회사에서 “2020년 6월 거행하기로 한 대회가 팬데믹으로 2년 동안 연기됐고, 준비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며 대회 개최 자체가 불확실한 상황이었다”면서, “예산이나 규모를 떠나 대회 개최 그 자체가 기적”이라고 감격을 전했다. 또 “대회 준비를 위해 각 지회, 조직위원회, 캔사스시티 한인동포사회가 보여준 인내와 헌신은 미주동포사회 이민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회장 정진완) 양충연 사무총장은 한국문화 컨텐츠 행사를 접목시킨 이번 행사가 재미 장애인 사회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민간외교 역할을 활성화하며 한인 이민역사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또 재미 대한장애인체육회를 포함한 재외 한인장애인체육 단체들의 지위를 인정하고 진흥을 위해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김정한 시카고총영사도 축사에서 “전 미주지역 동포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첫 행사인 이번 대회가 미주 지역 동포사회 간 교류와 협력 증진의 토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재미대한체육회 정주현 회장은 “재미대한체육회와 재미대한장애인체육회가 한 뿌리를 갖고 있고, 미주 250만 한인동포들의 스포츠 활동을 대표하는 단체”임을 강조하면서 향후 긴밀한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개회식의 하이라트인 성화 점화는 미국내 참여도시들의 성화 릴레이 영상에 이어 캔사스시티 장애인체육회 정성덕 씨, 백민애 재미대한장애인체육회 부회장(88서울패럴림픽 휠체어육상 금메달 2관왕)를 거쳐 최종 성화봉송 주자로 미 공군 참전용사 조나단 콜(Jonsthon Kohl) 선수가 성화대에 점화했다. 조나단 콜 선수는 24세에 아프가니스탄 헬기조종사로 임무 수행 중 헬기 추락사고로 전신 장애를 입었다가 기적같이 일어섰다.
개회식 중간과 식후에는 캔사스시티 수어 공연팀, 한국에서 초청된 ‘이은영과 K-요들 친구들’, K-Pop 무대와 전신마비 장애인 드러머 알렉스 프레이저(Alex Fraser)의 연주 등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왼쪽) 테니스 단식과 복식에서 2개 금메달을 딴 스티븐 노 선수. (오른쪽) 정식종목 보치아 금메달 김민희 선수와 동메달 장형은 선수.
똘똘 뭉친 한인사회 “금메달 감”
경기는 18일(토) 단 하루 동안 캔사스시티 뉴 센트리 필드하우스(New Century Fieldhouse) 주경기장 등 6개 경기장에서 정식종목 9개와 시범종목과 가족종목 각 5개씩 총 19개 종목에 걸쳐 펼쳐졌다. 일부 참가선수 명단이 누락되거나 경기 진행 미숙 등도 표출됐지만, 참가선수들은 때론 손에 땀을 쥐는 접전도 펼치며 열띤 응원 속에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특히 주요 경기운영들과 자원봉사단에 젊은 세대들이 대거 투입돼 미주장애인체전에 밝은 미래를 엿보게 했다. 시상식에서는 장애인 선수들의 목에 금·은·동 메달이 걸어질 때마다 그들의 인간승리를 다함께 축하하는 박수와 환호들로 가득했다.
제1회 전미주장애인체전은 하루 동안의 열전을 모두 마치고 18일(토) 폐막했다. 짧은 체전 기간 동안 대회 참가한 장애인선수들과 가족들은 순위에 상관없이 ‘장애가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 행복한 순간과 경험들을 만끽했다.
대회 직전까지도 휴스턴 장애인체육회(회장 송철)와 DPA 휴스턴 장애인부모회는 장기 여행을 떠나는 것에 대한 걱정과 훈련 부족, 빠듯한 대회 예산 등으로 걱정이 많았지만 “성적 보다는 즐겁고 안전하게 여행을 다녀오자”며 서로를 다독였다. 그러나 기대 이상의 좋은 성적을 거두는 과정에서 장애인 선수들의 자신감 고취는 물론 부모님들도 단 한 건의 불상사 없이 좋은 성적과 추억들을 쌓아가면서 “그동안의 걱정이 무색할 정도였다. 정말 오길 잘했다”며 입을 모았다. 또한 다음 대회에는 더 많은 장애인 선수들이 다양한 종목에 출전하여 기필코 종합1위를 차지하겠다는 당찬 각오들도 전했다.
한편 캔사스시티는 한인인구가 약 7천 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번 장애인체전을 위해 한인회, 목회자연합회 등이 협력하며 2일 동안 매끼마다 약 500명분의 점심과 저녁식사를 제공하며 성공적 대회 개최에 중심 역할을 해주었다. 그밖에 한식문화 시식회로 ‘화합을 위한 대형 비빔밥’ 이벤트, 체험부스, 전시회 등도 함께 진행되며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2024년에 열리는 전미주장애인체전의 다음 개최지는 오는 9월 최종 결정된다.


장애인체전 휴스턴선수단 해단식, 한인회관으로 장소변경
26일(일) 오후 6시 스파월드 2층 옥외에서 할 예정이었던 휴스턴선수단 해단식이 폭염 등의 이유로 한인회관으로 장소를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