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단 광칠’과 떼창과 떼춤으로 원 없이 놀았다

“신나고 자랑스럽다” 케이팝과 전통음악이 결합된 아찔한 쇼 밴드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Performing Art Houston가 초청한 ‘악단 광칠’의 인지도는 말 그대로 ‘아는 사람만 아는 정도’라 할까. 그런데 이번에 ‘악단 광칠’을 휴스턴에 초청한 Performing Art Houston 관계자는 우연히 뉴욕에서 악단 광칠의 공연을 봤다가 너무 반해서 휴스턴 무대에 초청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어찌보면 외국에서 더 알아주는 밴드가 되었다. 밀러 야외무대에 모인 시민들과 한인들 역시 대부분 ‘악단 광칠’ 공연을 처음 본다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휴스턴 총영사관의 박세진 부총영사는 “악단 광칠의 공연은 한국의 전통음악과 현대적 음악 요소가 환상적으로 조화된 매우 유니크한 음악”이라고 관중들에게 소개했다. 또 K-Pop, K-드라마 등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시기에 이들 대한민국 젊은 뮤지션들은 당일 오전의 폭우가 그친 후의 시원한 휴스턴의 저녁 시간을 유감없이 들썩이게 했다.
언어와 인종이 다르고 전혀 처음 접하는 음악이지만 모두에게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라는 말은 첫 무대부터 그대로 입증되었다.
악단 광칠이 온다는 소식에 동포들도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속속 앞 자리를 차지했다.
‘악단 광칠’은 2015년 광복 70주년을 기념하여 결성됐다. 지금의 북한 지역인 황해도 옛 음악을 원천으로 다양한 음악적 창작을 시도하며 전통과 현대를 절묘하게 엮어낸다. 전자악기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6명의 국악 연주자와 3명의 여성 소리꾼으로 결성된 국악 밴드는 강렬하고 유쾌했다. 그 흔한 전자음악이나 사전에 녹음된 음악 없이도 시원한 성량과 관중을 휘어잡는 무대 매너도 일품이었다. 드럼(타악기), 장구, 아쟁, 가야금, 대금, 피리와 생황 만으로 어떻게 강할 땐 비트 있고, 약할 땐 출렁이는 파도같은 소리를 낼 수 있는지 의아할 따름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대표곡 ‘영정거리’, ‘히히’, ‘와대버’, ‘얼싸’ 등 외에도 현재 준비 중인 ‘복대감’ 등 신곡들도 관중과 함께 호흡했다.
‘악단 광칠’은 세계 최대 월드뮤직마켓인 워멕사(WOMEX19), 2020년 북미최고 명성의 글로벌 페스트(globalFEST)를 통해 성공적인 세계무대 데뷔를 했다. 이를 시작으로 New York Times, NPR Music를 비롯하여 전세계 월드뮤직 관계자들의 극찬을 받고 있고, 국가불문 장르불문 러브콜을 받고 있는 강력한 밴드로 부상했다. 2017년 전주세계소리축제 소리프론티어 수림문화상 수상, 2018년에는 KBS국악대상 단체상을 수상했다.
이날의 3명의 소리꾼들이 의상을 바꿔 입는 시간을 이용해 6명의 국악 연주자들만의 연주도 큰 호응과 박수를 이끌었다. 공연이 후반 절정에 다다랐을 때는 관객들은 모두 일어나서 함께 손을 흔들고 함께 소리 지르며 중독성 있는 리듬과 비트에 몸을 맡겼다. 그 음악의 원천이 무속 음악이든지 상관없었고, 그저 함께 서로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즐겼다.
‘악단 광칠’의 공연 뒤에는 늘 “미치고 팔짝 뛰는 콘서트 정말 좋았어요”라든가, “음악이 시작되니까 아프던 것도 거짓말처럼 싹 없어지고 절로 리듬을 타게 되었다” 등의 신나는 후기들이 쏟아지곤 한다. 저녁 8시 15분부터 시작한 공연은 밤 9시 반까지 쉴 새 없이 이어졌는데 무료 공연이란 사실이 무색할 만큼 수준높고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러워할 무대였다. 밴드 공연이 사전에 잘 홍보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컸지만 반면 주류사회가 ‘악단 광칠’을 먼저 알아보고 초청했다는 사실 만으로 앞으로 더 좋은 공연들을 휴스턴에서 자주 접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 공연 후 앨범을 구입하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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