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트럼프 시대 ‘공적 부담’ 규정 완화

이민자 보호 강화…메디케이드, CHIP, 푸드스탬프 제외
새 규정, 12월 23일부터 적용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미 국토안보부(DHS)는 지난 9월 8일 새로운 공적부조(Public Charge) 규칙을 발표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메디케이드나 푸드스탬트와 같은 공중보건 혜택을 공적 부적격 판정의 일부로 이해했던 것을 다시 원래대로 복원한 것이다. 트럼프 시대의 공적부조는 대표적인 반(反)이민정책 중 하나였다. 최종 규칙은 국토안보부가 공적 부적격 사유를 처리하는데 있어 비시민권자와 같은 이민자들에게 명확성과 일관성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합법적 이민시스템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의지를 표명했다.
알래한드로 마요라카스 국토안보부 장관도 “이번 조치는 합법 이민자와 그들의 미국 시민 가족에 대한 공정하고 인도적인 대우를 보장한다”며, “미국의 근본적 가치와 일치하게 우리는 개인이 이용할 수 있는 의료혜택 및 기타 추가 정부 서비스에 접근하는 개인을 처벌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규정은 오는 12월 23일부터 시행된다. 이미 60일 간의 공개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쳤으므로 발효되기 전 더 이상의 추가 심사도 필요하지 않다.

공적부조
포함되는 것과 안되는 것

이번 규칙에 따르면 영주권 심사에 영향을 받는 공적 부조의 범주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즉 현금지원(Cash Assistance)와 양로원 같은 장기요양시설(Medicade-paid Long-term Institutionalization)이다. 현금지원에는 소셜인컴(SSI), 빈곤 가정을 위한 임시 지원(TANF), 그리고 주정부, 지방정부의 현금지원 프로그램이 포함된다.
이를 제외한 정부가 제공하는 비현금 지원은 공적부조에 해당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푸드스탬프(SNAP), 어린이 건강보험(CHIP), 메디케이드(장기요양 제외), 주택 지원, 코로나 백신이나 테스트 등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의 재정지원, 재난상황에서 임대지원이나 현금지원 같은 특별 상황에서의 지원 모두 공적부조에 해당되지 않는다. 현금지원을 받았어도 그것이 장기적인 것이 아니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공적부조를 판단할 때는 나이, 건강, 재정상황, 재산, 가족상황, 교육 정도, 이민신청 문서 등이 고려된다.
공적부조가 적용되는 경우는 미국에 살고 있으면서 영주권을 신청하는 사람, 미국 외부에 살고 있으면서 이민 비자 신청하려는 사람, 영주권 소지자가 180일 이상 외국에 있다가 미국 이민자로 입국하려는 사람에게만 적용된다. 즉, 미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갱신을 하려는 사람은 적용대상이 아니다. 그밖에 난민, 망명신청자, 아프간/이라크 같은 특별 이민비자 소지자, 가석방자, 청소년 특별이민자 등 29개 범주에 속하는 경우 역시 공적부조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나친 두려움도 문제
트럼프 행정부는 공적 부조에 메디케이드, 공공주택, 푸드스탬프(SNAP) 등의 지원까지 포함시켜 이민자들이 불이익을 당하도록 했다. 심지어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들을 대신해 신청하는 것 조차도 공적부조에 해당되는 것으로 취급했다.
사실상 트럼부 행정부가 이러한 규칙을 적용했어도 여러 소송과 금지 명령으로 인해 2020년 짧은 기간을 제외하고 트럼프 정책이 시행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민사회에 공적부조는 소위 지례 겁먹고 피하는 이슈가 돼버렸다.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영주권을 신청할 때 공적 부조로 입국 불가를 초래할 것을 두려워 해 자신과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연방정부의 혜택을 피했다.
공적 부조는 잠재적으로 약 1천만 명의 이민자와 1천 2백만 명의 어린이에게 영향을 미치며, 이들 중 다수는 미국 시민 자녀와 이민 신분의 가족이 혼합된 가정에서 태어났다. 이번 조치는 특히 이민자 가정의 어린이와 여성들을 포함한 수백만명의 이민자들에게 안전장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뒤늦게나마 정부가 규칙을 바로 잡아 놓았지만 이미 공적부조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는 이민사회는 여전히 신분문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보수성향의 텍사스 주에 거주하는 이민가정은 이러한 공적부조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비영리단체 Every Texan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동안 텍사스 주의 24만 명 이상의 어린이가 부모에 의해 메디케이드 및 어린이 건강보험(CHIP)에서 등록이 취소됐다. 텍사스에서는 자녀 4명 중 1명이 미국 시민이 아닌 부모를 두고 있고 이들 중 상당수가 서류미비 부모이다.
부모가 서류미비자라도 자녀가 적격한 미 시민권자라면 그들은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혜택을 받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자녀가 공적부조를 받는다고 부모의 이민신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텍사스처럼 허리케인 하비, 겨울폭풍 우리(Uri) 같은 자연재해가 많은 경우 당연히 받아도 되는 재난 지원까지도 괜한 두려움으로 거부하는 경우들도 많다. 코로나 팬데믹 지원도 마찬가지다. 잘못된 정보와 루머, 지나친 우려도 당연히 받아야 할 정부지원을 외면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되지 않도록 지역사회에 홍보도 필요하다.
텍사스에 기반을 둔 Project Vida의 Jennifer Duart는 사람들이 자신이 받을 자격이 있는 혜택을 받기 위해 스스로 등록하는 것을 막는 공공부조 규정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다며 “가족들은 잘못된 정보로 인해 여전히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스턴 이민법률서비스 제노비아 라이 상임이사는 Ethnic Media Services 와의 인터뷰에서 “공적부조에 대해 너무 겁 먹을 필요가 없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공적부조에 대한 최종 규정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만들어놓았던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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