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칼럼 (조의석 목사) 정말 하고싶은 이야기 – 생명은 물이다
여기는 텍사스, 두 달이 넘게 가물어
빨갛게 타들어 가는 골프장 잔디 위에
얕으막한 물웅덩이가 있고
거기 고인 물위에 작은 물고기들이 살아
힘차게 헤엄치는 것을 보았다
그들의 생명을 지탱해 주는 건 물이다
하나님이 물을 만드셨고
물은 생명을 살리게 되었다
창조주의 손길에 담긴 물은
나무를 기르고 큰 호수를 이루고
지구라는 별에 풍요한 생명을 공급한다.
물은 몸의 윤활유이다
어디에나 있는 것 같지만 귀하고
어디에도 없는 것 같지만
항상 내 몸 속에 있어서 나를 움직이게 한다
물은 넘어진 아기의 흙 묻은 손을 씻기고
어느 늙은 노인의 헤진 등에 촉촉한 물기를 공급한다
물은 높은 데서 낮은데로만 찾아가는 손님이고
작은 연못에 종이배를 띄워 바다로 흘러가면
거대한 함선이 되어 다른 대륙까지 항해하는 뱃길이 된다
백두산 천지에서 발원하여 남쪽으로 흐르는 물
한라산 백록담에 가두어져 프랑크톤을 키우는 물
춘천 호수에서 서울의 가정까지 달려 상수원이 되는 물
콘로 호수에서 휴스턴까지 내달아 수도꼭지로 흐르는 물
물은 육체의 생명을 적시는 뿌리이다
거대한 태평양 해가 뜨는 동해 바다
금 은빛 찬란한 물고기를 키우는 카라비안 푸른 바다에서
태양빛을 머금고 나르는 유희를 보라
물은 그들을 품고 그들을 나르게 한다
물은 가장 부드러우면서 강하다
물은 상처를 씻고 더러운 것을 쓸어버린다
물보다 더 뜨거운 건 불이라지만
화염의 폭력을 잠재우는 건 물이다
그대는 거대한 화물선을 몸 위에 띄워서
우크라의 곡물을 아프리카로 날라
가난한 생명을 먹인다
생명은 물이고 물은 또한 생명이다
물을 만드신 이를 찬양하라
그 안에 생명의 기운이 있게 하심을 감사하라
타는 갈증을 적시는 한 컵의 물이 되라
우리 몸속에 숨어 보이지 않아도
생명수라 불리우는 영혼을 적시는 물이 되라
뜨거운 더위에 작은 생명을 키우는
꼭 필요한 물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
뜨거운 한낮 태양에 고개를 숙인
화초들을 일으켜 세우는 한 줄기 물이 되고 싶다
꺼져가는 생명을 소생케 하는 생명의 물
기쁨과 생명을 나누는 이로 늘 살아가고 싶다.
조의석 목사
우드랜드 빛사랑교회 담임목사, 수필가.
저서: 수필집 <별에게 묻는다> (2021)
수필집 <블루보넷 향기> (2010)
시집 <거듭남>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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