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칼럼 (조의석 목사) 정말 하고싶은 이야기 – 생명은 어우러짐이다
무인도에 떨어진 사람도 실은 혼자 사는게 아니다
자연이 주는 물과 공기와 땅내음과
돈을 내지 않고 거저 얻는 나무 열매들과
난파선에서 떠밀려온 연장의 도움을 받아 산다
나무는 물을 보듬어 주고
물은 나무 뿌리를 적시고
시원한 바람은 가녀린 꽃잎을 만져주고
꿀벌들은 누군가를 위해 많은 꿀을 모으고
이 꽃 저꽃 옮겨 다니며 화분을 날라
생명의 씨알을 옮긴다
설악산 울산바위는 생명이 없는 듯 보여도
그 틈새에 푸른 소나무 뿌리를 품어 100년을 키웠다
봄날이 가면 햇살이 뜨거운 여름이 오고
여름이 지나면 서슬 바람에 낙엽지는 가을이 오고
꽁꽁 언 겨울이 끝나고 따스한 봄이 다시 오듯이
생명의 계절은 서로를 거부하지 않고 안는다
자연이 이러한데 하물며 사람이랴
소꼽장난 하는 아이들도 함께 놀다가 서로 흙먼지를 털어주며
헤어질 때 어정쩡 보듬고 등을 토닥일 줄 안다.
중학생은 옆자리 여학생에게 수줍은 편지를 쓰고
열다섯 청춘은 수염이 돋기 시작하는 남학생에게
사귀자는 눈짓을 보낸다
어른들은 하는 몸짓마다 다 살아가는 생명의 몸부림이다
생명은 살아있고 살아있는 생명은 위대하다
미움과 분열은 창고에 가두고
솔직함과 부드러움으로 서로 손 내밀라
생명은 온기와 부드러운 손길을 먹고 자란다
구태여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아도
따스한 눈빛을 건냄으로 마음이 영근다
생명을 누린 오늘 하루도 감사했나이다
빛이 있으라 하신 창조의 말씀은 위대했습니다
사람의 체온을 가진 그대가 보내준 따스한 온기 부드러운 포옹
거저 받은 생명의 빛으로 오늘도 작은 생명을 나눕니다
조의석 목사
우드랜드 빛사랑교회 담임목사, 수필가.
저서: 수필집 <별에게 묻는다> (2021)
수필집 <블루보넷 향기> (2010)
시집 <거듭남>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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