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칼럼 (조의석 목사) – 이종욱 박사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2003-06) : 옳다고 생각하면 행동하라
“We must do the right things We must do them in the right places And we must do them right ways”
“우리는 옳은 일을 해야 합니다. 올바른 장소에서 해야 하며 올바른 방법으로 해야 합니다.”
2003-2006년 까지 WHO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을 지낸 그가 취임식에서 한 말이다. 이 말을 그는 나중에 책으로 펴내며 ‘옳다고 생각하면 행동하라’ 는 한 마디로 표현했다.
그의 삶은 그의 말과 철학을 실천한 삶이었다.
한양공대를 졸업하고 다시 서울의대를 갔는데 의대 졸업반 때 한센병 환자들이 있는 안양나사로 마을에 봉사를 나갔다. 거기서 일본에서 봉사활동을 온 카부라키라는 일본 자매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양쪽 집안의 반대를 이기고 결혼했다. 그것이 아마 그가 첫번 째 실천한 옳다고 생각한 일이었을 것이다.
대학 졸업과 결혼 후 그는 안정된 의사의 길을 좇지않고 하와이에 유학을 떠났고 거기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를 받은 뒤에도 큰 병원에 취직해서 좋은 대우를 받는 일보다 사모아에 가서 원주민들을 치료하는 의사로 일했다. 얼마 후 WHO 서태평양 지역 책임자로 일하게 되어 한센병 환자들과 결핵 환자들이 있는 사모아와 피지섬을 오가며 일했다.
피지섬에 있을 때는 소아마비와 결핵환자들을 돌보고 전염병에 대해 연구하므로 백신 전문가가 되었다. 그는 백신국장 결핵국장 등으로 일하며 세계 여러 가난한 지역을 수없이 돌아다니며 그들을 치료하는 일에 헌신했다. 그것이 의사로서 그가 생각한 옳은 길이었다.
그는 2003년에 마침내 WHO 사무총장으로 선출되어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세계기구의 수장이 되었다. 그러나 세계기구 수장에게 주어지는 의전상의 특전을 누리지 않고 비행기는 이코노미석을 타고 작은 차를 운전하며 병들고 가난한 자들을 돕는데 전력했고, 특히 전염병 사스가 발생했을 때는 신속 대응팀을 만들어 전염병을 빨리 진화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2006년 WHO 본부가 있는 제네바에서 총회를 준비하다가 과로로 쓰러져 61세의 나이에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한창 더 일할 수 있는 아쉬운 나이였다.
소아마비, 한센병, 결핵, 에이즈 등 이런 병들은 대개 환경이 열악하고 먹을 것조차 부족한 나라에서 많이 발생한다. 그래서 충분히 예방이 안되고, 병에 걸리면 약도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많다. 그는 백신국장 부터 총장 재직시 까지 많은 활동을 통해 2,3백만명의 생명을 구했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선진국에 호소해서 많은 기금을 모아 전염병을 퇴치하는데 사용했다.
요사이 코로나가 극성인 시대에 살면서 그를 잘 아는 많은 학자들은 그가 지금까지 살아 있었다면 코로나 19가 이렇게 퍼지지 않도록 어떤 식으로든 크게 기여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옳다고 생각하면 행동하라 – 그는 평생을 예수처럼 가난하고 병든 자 옆에 있었다. 그것이 진정한 의사의 길이라고 믿었고, 그렇게 실천했다.
얼마나 의미있고 값진 삶인가!
가부라키 여사는 남편을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 보냈지만 지금도 페루에서 가난한 미혼모들과 과부들을 돕는 뜨개질 공방을 운영하며 헌신하고 있다.
조의석 목사
우드랜드 빛사랑교회 담임목사, 수필가.
저서: 수필집 <블루보넷 향기>(2010), 시집 <거듭남>(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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