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칼럼 (조의석 목사) -미스 반 데어 로에 (Mies van der Rohe): 간결한 것이 아름답다 Less is More

근대 건축의 거장 미스 반 데어 로에가 추구한 건축철학의 핵심 메세지이다. 최소한의 구조 골격으로 그 안에 포함된 거침없는 열린 공간의 자유에 대해 조화를 이루는 건축을 위해 미스는 노력하였다. 간결하고 단순한 것이 더 아름답다는 뜻을 함축해 던졌던 이 말은 근대 건축과 디자인에서 혁명적 발상이었다. 영국시인 로버트 브라이닝도 같은 말을 하였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여기서 영감을 받아 “Simple is the Best”라는 멋진 말을 남겼고 그의 사후 아이폰과 아이팟 디자인의 뿌리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애플의 수석디자이너가 말했다.

나도 복잡한 것보다는 단순한 것, 너무 많이 채워진 것 보다 심플한 것을 좋아한다. 지난 번 차대덕 화백의 작품 전시회에서도 많은 작품이 있었지만 온통 푸른 하늘에 나뭇잎 하나가 그려진 그림이 내게는 제일 인상적이었다. 우리 집 거실도 소파 등을 다 치우고 우리 부부가 앉는 두 의지만 두었더니 공간이 넓어지고 시원해졌다. 손님이 올 때는 식탁의자를 가져다 쓴다.

김종성이라는 건축가는 미스 반 로에로 부터 배운 한국의 유일한 건축가이다. 서울대 건축학과에 재학 중이던 1956년 미국으로 건너가 일리노이 공대 건축학과에서 공부할 때 10년 동안 미스 반 로에(1886~1969·) 건축사무실에서 근무했다. 그러다가 1978년 대우에서 호텔 설립을 위해 만든 계열사 ‘동우건축(현 서울건축)’ 대표를 맡으면서 귀국했다.

그가 설계한 대표적인 건물이 서울역 앞에 지은 힐튼호텔이다. 철근과 유리를 사용하여 모든 군더더기를 제하고 심플하게 지었다. 경희궁 터에 있는 서울역사박물관, 서울 서린동 SK 사옥, 경주 선재미술관(현 우양미술관), 서울 올림픽공원 내 역도경기장(현 우리금융아트홀),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등이 그의 작품이다.

건축하고는 다른 이야기이지만 요사이 전자 제품등이 너무 복잡해져서 그것을 다루는 법을 배우기가 쉽지 않다. 식당 등도 점점 종업원 숫자를 줄이고 키오시크 Kiosk라는 무인 주문대를 설치하는데 햄버거 하나 오더하는데도 노인들은 애를 먹는다. 젊은이들이 1분이면 오더하는 것을 어떤 노인은 30분이 걸리거나 그것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엣날에 글을 잘 모르면 문맹이 되었듯이 컴퓨터를 잘 모르면 컴맹이 되고, 더 나아가서는 스마트폰 전화기등 여러가지 전자제품을 잘 다룰 줄 모르면 전맹이 되는 시대이다. 그러므로 뒤쳐지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배우는 수밖에 없지만 바라건데 디자인과 다루는 법이 좀 더 간단해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간결한 것이 좋고 아름답다는 표현은 실제적이고 여기에도 적용된다.

하나님은 우주를 창조하실 때 별이라는 피조물을 먼저 만드시고 지구 안에 다양한 생명체를 만드셨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사실 가장 중요한 땅과 하늘, 공기와 물 등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나 쉽게 사용하도록 간단하게 만드셨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땅에 설수 있고 공기를 호흡하며 물을 마실 줄 안다. 생명의 법칙은 의외로 쉽고 단순하다. 창조주 하나님이 그의 아들을 보내시면서 다른 것 복잡하게 요구하지 않고 누구든지 그를 받아들이기만 하면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듯이…

조의석 목사
우드랜드 빛사랑교회 담임목사, 수필가.
저서: 수필집 <별에게 묻는다> (2021)
수필집 <블루보넷 향기> (2010)
시집 <거듭남> (1991)
832-212-3339
Ischo6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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