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안용준 변호사) – Jim Wright : 내 인생에 의미있는 변화를 주신 분께 드리는 감사의 마음

작년 12월 22일은 저의 옛 상사이자 미 하원의장이셨던 Jim Wright 가 태어나신지 99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2015년 별세) 지난 며칠간 저는 1980년대에 그분을 위해 일했던 시간과 그가 우리에게 남기신 것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난 칼럼에 Dole 상원의원에 대한 저의 성찰에서 언급했듯이, 공화당이었던 그는 입법 문제에 대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미국 대중의 이익을 위해 민주당과의 협력을 이끌어낸 인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Wright 의장도 같은 철학을 공유하며 국가 사업의 발전을 위한 타협점을 찾는 데 공화당과의 협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들은 두 당의 협력 없이는 그 누구에게도 최선의 이익이 되지 못할 것이라 믿었습니다.
Wright가 의장이 되기 전 공화당의 Ronald Reagan이 대통령이었던 1980년대 대부분의 기간 동안, 민주당 지도자였던 Tip O’Neill이 하원의장직을 맡고 있었습니다. O’Neill 의장과 Reagan 대통령은 많은 부분에서 의견 대립이 있었지만 둘은 곧 친구가 되어 타협점을 찾기 위해 협력했습니다. 두 사람은 같은 아일랜드 혈통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는데 이러한 연결고리가 정치적인 면을 넘어 함께 일하는데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자주 이야기하셨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리더들 간의 그런 관계가 더욱 절실한 상황입니다.
현재의 의회는 그때와 같지 않습니다. 당을 넘어선 관계가 그리 흔하지 않고, 타협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지난 5년동안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소속 정당 내에서조차 타협점을 찾는 데 문제를 겪어왔습니다. 민주당이 행정부의 Build Back Better 계획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소속 의원 2명과 싸우고 있는 것이 최근의 예입니다. 몇 년 전 오바마케어 폐지에 공화당 의원 세 명이 반대표를 던져 무산시킨 예와 비슷합니다.
1980년대에 워싱턴에서 근무한 것은 저의 영광이자 특권이었고, 평생 잊지 못할 시간입니다. 당시 소소한 업무 중에는 Wright 의장의 해외 순방에 앞서 그가 좋아했던 핫소스를 사다 드리거나, 백악관에 회의 문서를 전달하는 것 등이 있었는데 일의 크고 작음을 떠나 우리 민주주의의 진행 과정을 가까이서 직접 목격할 수 있었던 귀한 시간으로 기억됩니다.
오늘날의 정치 상황은 너무나 역기능적이고 변덕스럽습니다. 언젠가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비행기에 핫소스를 가져가는 일마저 금지돼 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근무할 적에는 백악관 정문까지 차를 몰고 가서 의회 신분증을 보여주고 회의 중인 의장에게 문서를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백악관 진입로에 주차한 뒤 회의가 끝날 때까지 대기하다가 사무실로 함께 돌아오도록 지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곳에서 대기하는 일은 금지되었습니다. 9-11 이후에 시행된 보안 조치로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기억이 납니다. 한번은 웨스트 윙 바로 밖에 주차를 해 두고 백악관 창문으로 대통령과 의장이 회의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대기하던 중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기다리다 보니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었고 더이상 참을 수 없을 지경에 다다랐습니다. 하지만 백악관 문을 노크할 수는 없어 급한대로 진입로 근처의 경비 초소로 달려갔습니다.
작은 카운터 하나, 그리고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경비원 둘이 보였습니다. 그들은 제가 들어오는 것을 보지도, 누군가가 들어올 거라고도 예상하지 않았죠. 혹시 화장실이 있냐고 묻는 순간, 경비원들은 깜짝 놀라며 무기에 손을 뻗었고 어디서 온 누구인지 밝히라며 흥분상태로 물었습니다. 저는 겁을 잔뜩 먹은 채로 급히 백악관 ID를 보여주며 상황을 설명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저는 무사히 살아남아 거기 있던 작은 화장실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9-11 테러와 현재 정치의 변동성으로 인해 많은 것들이 바뀌었음을 이야기하고자 함입니다. 이제 백악관 지붕 위에는 저격수와 고사포가 있고, 도로는 영구적으로 차단되었으며, 기타 보안이 강화되었습니다. 이제는 하원의장과 함께라도 웨스트 윙 근처 White House Drive에 주차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시절은 오래 전에 지나 다시는 돌아 오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우리의 순수함을 잃었다고 볼 수 있겠지요.
환경은 변화했으며 현재의 정치는 긴장 상태로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타협은 더 이상 선출된 지도자들의 목표가 아닌 것 같고 우리 모두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언제까지나 계속 존재할 것이니 주고 받는 기브-앤-테이크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나와 다른 관점에 대한 존중을 놓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1980년대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Wright 의장과 Dole 원내대표가 보여주었던 타협의 정신이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현재 민주주의는 그 어느 때보다도 타협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다같이 노력합시다. 함께!
끝으로, 99번째를 맞은 Wright 의장님의 생신을 축하 드립니다. 저는 의장님께서 주신 기회에 항상 감사하며 그분을 평생 기억할 것입니다. 이번 휴가 기간에는 여러분의 인생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다 준 누군가를 생각해보고 감사의 마음을 전해보시기 바랍니다. 나의 감사가 그 분의 하루를 빛나게 할 것이라 믿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하시길 빌며.
안용준 변호사 832-428-5679
안변호사 법률 경력
◆ 미 연방 하원의장 Staff (워싱턴 D.C. 9년)
◆ 주검사 3 년 / 연방검사 9년
(빌 클린턴, 죠지 부시 대통령 재임당시)
◆ 이후 대형 국제로펌 변호사와 개인 변호사로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