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식 현장 취재] “해외동포의 국가 기여도 크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재외동포 1천여명 참석
단연 첫 화두는 “재외동포청 설립”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10일(화) 오전 경복궁역과 안국역 주변은 국회의사당 행 단체버스를 타려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상기된 표정으로 삼삼오오 배낭을 메거나 격식을 차려 옷을 갖춰입은 모습이 여느 아침 출근길 모습은 아니었다. 경복궁역 지하철 출구는 당일 개방하는 “청와대로 가는 길” 안내문구가 곳곳에 선명하게 표시돼있었다.
경복궁역 주차장에는 수십 대의 버스 차량이 운집돼 있었는데, 외교부, 문체부, 교육부부터 민주평통자문회의, 각 지방 자치제 등의 표지판이 부착돼있었다. 각 정부부처에서 발급된 초청장을 받은 사람들은 신분 확인 후 해당 차량에 탑승했다.
현지 외교부 관계자에 의하면 이번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재단에서 세계 전역의 재외동포 약 1천여 명을 초청했다. 이들을 운송하기 위해 31대의 차량이 동원되었다. 추첨을 통해 입장한 일반인까지 4만여명이 운집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참석 인원이 대폭 늘어나기도 했고, 이런 대규모 취임식은 오랜만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긴 행렬과 불편함도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당일 취임식장은 초청장, 신분증 제시 및 보안 검색대를 거쳐 비표를 받아 입장했다. 취임식장 입장 전 물병이 제공됐고 취임식장 옆에는 간이 화장실과 음수대가 설치됐다. 취임식 기념품은 행자부가 마스크와 1회용 부채를 준비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수량으로 일찌감치 동이 나 멀리 해외 및 전국에서 참석한 사람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어린 아이들부터 노인과 휠체어를 탄 장애인까지 대규모 인원이 운집했지만, 예전의 겨울 취임식과 달리 화창한 초여름 날씨에 축제 분위기였다. 오전 11시경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국회 입구에서 내려 분수대 앞을 걸어오며 시민들과 악수하면서 등장하는 모습부터 매 순서마다 관객석에서는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를 하는 도중 무지개가 뜨자 사람들은 저마다 핸드폰으로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카메라에 담았다.
취임사 말미는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10년만 대규모 취임식 무지개까지 동원
이번 20대 대통령 취임식에 휴스턴을 포함한 관할 5개주에서 약 30명 미만의 한인동포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전야인 9일(월), 제20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해외동포 모임이 서울 힐튼호텔과 플라자호텔에서 각기 열렸다. 힐튼호텔에서는 오후 6시 만찬을 겸해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한 해외동포세계지도자협의회 주최로 약 300여명이 초청되었는데, 전현직 정치인, 관료, 재외동포 100여명, 그리고 삼분의 일 이상이 기업인들로 알려졌다. 헬렌장 휴스턴한인회 이사장과 신창하 전 한인회장을 비롯한 전현직 한인회장들도 참석했다. 한편 같은 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는 ‘해외동포 후원회’ 이름으로 만찬을 겸해 해외동포 100여명이 참석했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와 환담했다. 이 환영모임에는 향군 미중남부지회 정태환 회장을 비롯해 전현직 안보단체 관계자 등 7명이 참석했다.
취임식 다음날 11일(수) 오후 4시 반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모국을 방문한 재외동포 초청 리셉션이 국무총리 주재로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선 공약이었던 재외동포청 설립을 약속했다. 특히 재외동포청 설립과 함께 동포들이 국내처럼 행정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강조했다.
정태환 회장은 “휴스턴 안보단체의 대표자로서 가까이서 대통령을 만나고 또 윤석열 새정부의 시작에 무지개가 뜬 것을 목격하면서 감개무량했다”고 전하며, ‘휴스턴 윤사모’ 결성 소식도 전했다. 민학기 전 휴스턴베트남참전전우회장은 “해외 동포들이 국가에 이바지하는 바가 크다는 윤 대통령의 간략 명료한 말 속에서 희망을 보았다”면서, 취임식 날 맑은 하늘에 무지개가 뜬 것 역시 한국사람 정서상 길조가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이동하는 차량 버스에서 만난 한미동맹이승만기념재단 회장 김태훈 목사는 9일 축하연에서 재외동포청 설립을 강력 요청했다면서, 앞으로 지방선거 승리와 부정선거 철퇴 등 새 정부의 과제는 산적하지만, 지혜롭게 국정운영을 해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취임식 참석은 처음이라는 이기현 전 뉴올리언즈 한인회장은 “대통령 취임사가 매우 역동적이어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최성복 루이지애나 전 베튼루지 한인회장도 “날씨도 너무 화창했고, 하늘의 무지개가 대한민국 앞날을 보여준 것 같아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스티븐 권 전 라스베가스 아시안상공회장은 “소외 받았던 국민을 위하고, 자유대한민국, 시장경제 강조에 대한 대통령의 간략명료한 취임사를 들으면서 5년 동안 있던 응어리가 풀리는 느낌이었다”고 언급했다.
헬렌 장 휴스턴한인회 이사장은 “취임식은 항상 추웠었는데, 맑은 하늘에 무지개 다리까지 볼 수 있어 기뻤다. 청와대 개방이 말해주듯 제왕적 대통령이 아닌 국민을 위한 서민 대통령의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첫 취임식 참석인 신창하 전 휴스턴한인회장은 “취임사가 계속될 때마다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면서 감동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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