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익은 시간 더 깊어진 색깔…“기대하셔도 됩니다!”

제13회 수채화 동호회 전시회, 3년 만에 컴백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휴스턴의 자랑 수채화 동호회(지도 이병선 화백)가 휴스턴의 가을을 아름답게 물들여줄 준비를 완료했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2022년 수채화 동호인 전시회는 올해로 13년째 이어지고 있다. 휴스턴에 꽤 살았다면 수채화 동호회 전시회를 소박하게만 생각했다간 큰 오산이라는 사실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일단 전시회장에 들어서면 과연 아마추어 동호인들이 그린 그림인가 싶을 정도로 수준 높은 작품들에 입을 다물기가 어렵다. 특히 회원들 중 미술을 전공했거나 전문 교육을 받은 사람은 거의 없고, 모두 수채화반에서 처음 붓을 잡았다거나 혹은 취미생활 혹은 은퇴 후에 시작한 경우들도 많다. 수채화 동호회에서 그림을 오래 그린 분들일수록 작품의 내공도 깊을 수밖에 없다. 화가로 불려도 손색없을 만큼 실력을 쌓은 8순의 동호회원들도 여럿이다.
이병선 화백의 어스틴 이주로 모임도 흐지부지 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이 화백은 지금까지 한 달에 한번 휴스턴에 내려와 이틀을 머물면서 방문지도를 해오고 있는 열정의 소유자다. 동호회원들도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동산교회에 나와 작품을 그리고 있다. 여자들이 많이 모이니 모임도 금방 깨질 것이라는 것 역시 섣부른 생각이었다.
이병선 화백은 “약 15년 전 사순절을 앞두고 우리 기도에 ‘하나님 감사합니다’가 인색하다는 신부님의 강론을 듣고 하나님이 주신 재능을 감사함으로 나누고자 목요 수채화반을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지금까지 왜 어려움이 없었고, 내부적으로 굴곡이 없었겠느냐” 반문하면서도, 대다수 회원들이 좌우로 치우치지 않으며 서로 화합하고, 일반 사교 모임이 아닌 순수한 그림 동호회로 든든히 지켜온 것에 자긍심을 보였다.
지난 9월 26일 수채화반 모임에서 만난 회원들 대부분은 이미 작품 준비 및 액자까지 마친 상태여서 그런지 비교적 밝은 표정과 여유가 있어보였다.
베이시티에서 1시간 30분 걸려 참석하고 있다는 정재이 사모(휴스턴 호스피스 채플 담당)는 우연히 한국신문을 통해 수채화반 소식을 접하게 됐다면서, 손재주 좋은 선배들을 보면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제13회 수채화 동호인 전시회에는 24명의 회원 중 이병선 화백과 17명의 작품 80~90점이 오는 11월 12일(토)부터 11월 20일(일)까지 서울가든 별실 갤러리에서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