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금 어스틴 한인 회장은 누구인가”

By 정순광 지국장
skjung6511@hotmail.com

사람들은 누구나 편하게 살고 싶어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생각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욕먹을 일도 없다. 좋은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버리면 너무나 쉽다. 이국땅에 살면서 자신만을 위해 살면 나름 편하게 인생을 즐기며 살아갈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 주변에는 누군가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들이 많다. 미국에서 이민자의 삶을 살면서는 특히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한인회장을 소환해서 12년 전으로 거슬러 가볼까 한다. ‘한인회장님’이라고 소개를 받고 대화를 나누면서 ‘이 분은 이런 일을 하실 분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하지만 그와의 만남에서 첫번째 일은 내 자녀들의 학교 입학 문제를 해결해 준 것이었다. 두번째 나와의 인연은 주유를 잘못한 내게 차량을 고치는 정비소를 소개해주면서 나누었던 우스개 같은 소리 “정순광, 어떻게 흘리지 않고 만땅을 채웠나” 였다. 한국에서 나의 차는 경유차 였다. 휘발유와 디젤의 차이로 인해 벌어진 해프닝이지만 그 당시의 내 머리속이 하얗게 변해 있을 때 만난 사람이다. 요즘말로 ‘웃픈’ 일이지만 한인회장이라는 분들의 고생담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지금 어스틴에는 ‘한인회장’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10년 전 내가 만난 한인회장과 같은 한인회장은 없다.
요즘 어스틴 사회에서 공청회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전화와 문자들이 오고 있다. 기자라는 업을 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내게 문의하는 사람들, 특히 ‘한인회장일은 어떻게 되가요?’라는 식의 질문들이 많다. 일일이 답해드리지는 못하지만 지금의 어스틴에서는 이제 공청회를 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이희경 전회장은 모 언론을 통해 ‘공청회를 하겠다고 전했는데 전직 한인회장들이 반응이 없어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는데 기자 생각에도 이제 공청회를 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전직 한인회장들은 이희경 회장에게 공청회를 할 수 있는 장을 펼쳐주어야 한다.
왜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자세하고 정확하게 밝혀, 지금 해결되지 않고 있는 25대 한인회장의 문제와 강수지 전 후보자의 공탁금 $4천불의 행방 그리고 안정된 한인사회를 바라는 마음으로 결자해지의 의미를 찾아야할 시간이 도래하고 있다. 내게는 잊어버릴 수 없는 디젤 주유의 추억을 소환해가며 ‘한인회장’의 진정한 역할은 희생과 봉사라는 말을 되새겨 보면서, 어스틴 한인회장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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