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By 정순광 지국장
skjung6511@hotmail.com
유년시절 때때옷으로 추석빔이라고 명명된 옷을 입고 차례를 지내며 온가족이 성묘를 하며 잊고 지냈던 사람들을 만나고 덕담을 나누고 인사를 하던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나의 유년 시절의 추석은 배부름의 하루가 추석이었고, 학창시절의 추석은 신작영화가 개봉되어 합법적으로 영화를 보는 좋은 시간과 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 있는 시간이었고, 성년의 추석은 귀성전쟁이라는 용어가 생겨 가도가도 끝없는 고속도로의 정체를 기억하는 추석이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부모님을 뵙는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추억이 있어 행복했던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추석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이렇게 나온다. “추석(秋夕) 또는 한가위는 음력 8월 15일에 치르는 행사로 설날과 더불어 한국의 주요 연휴이자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추석은 농경사회였던 예로부터 지금까지 한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연중 최대 명절이다. 가배일(嘉俳日), 한가위, 팔월 대보름 등으로도 부른다. 가을 추수를 끝내기 전에(조선시대 추수는 음력 9월) 덜 익은 쌀로 만든 별미 송편과 햇과일을 진설하고 조상들께 감사의 마음으로 차례를 지냈다. 추석에는 일가친척이 고향에 모여 함께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는 전통이 있다. 이 때문에 해마다 추석이 오면 전 국민의 75%가 고향을 방문하여 전국의 고속도로가 정체되고 열차표가 매진되는 현상이 벌어지는데, 이를 흔히 ‘민족대이동’이라고 부른다.“
이토록 추석은 우리들의 일상에서 매우 중요한 날로 여겨졌다. 이곳 미국에서 추석이 큰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한인들에게 추석은 넉넉함의 하루 보리고개의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그날만은 행복한 하루가 아니었나 싶다. 민족대이동도 지난 2년간은 코로나라는 초유의 사태로 인해 함께 하지 못해 많은 아쉬움을 남긴 추석일지도 모른다. 한국에서는 추석 밥상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은 바로 지도자들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국회의원 그리고 지방 도시의 기관장들은 추석이라는 이즈음의 밥상머리에서 나오는 민심을 경계한다는 것이고 귀를 기울인다는 뜻이다. 그만큼 민심의 소리를 듣고 앞으로의 정치구상과 경제구상을 하기 때문이다.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은 지도자들이 항상 염두에 두고 있는 성경과 같은 의미이다. 추석밥상을 마주하지 못하는 미국에서의 삶을 보면서 그래도 추석이 다가오고 있는 즈음에 한인 사회의 지도자들이 새겨야 할 내용인 것이다. 추석이라는 명절이 더 정답게 들리는 오늘이다. 이민의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즈음 밥상머리의 민심, 어스틴의 민심, 어스틴의 삶에 대해 생각하고 생각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본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의 깊은 뜻을 새겨 나가는 오늘이 되기 빌어본다. 웃을 수 있는 시간이 적은 요즈음 그래도 추석이라는 명분으로 웃기를 바란다. 풍요의 삶을 체험하는 좋은 시간이었던 추억의 추석을 어스틴의 새벽바람을 맞고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