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칼럼 (조의석 목사) – 연극배우 김금지 : 이 사람 자체가 최고의 선물! 하하하
20대에 만나 결혼해서 50년 이상을 회로하고 80대의 나이에 서로를 보며 당신 자체가 내게 최고의 선물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부가 과연 몇이나 될까?
남들 들으라고 괜히 하는 말이 아니라 그것이 정말 내 속마음의 표현이라면 그 부부는 아름다운 인생을 함께 한 것임에 틀림없다.
남자는 대학 (서울대) 을 졸업하고 미래의 좌표를 정하지 못해 방황할 때 잠시 사진에 빠진 적이 있었는데 고등학교 후배의 사진 암실에서 이 세상의 여인같지 않게 매력적인 한 여자의 사진을 발견한다. 누구냐고 물으니 연극배우 지망생 김금지 란다. 다음 날부터 청년 조순형은 그 여자를 따라 다니며 사진을 찍어대기 시작했다.
자기를 따라 다니며 사진을 찍는 꼰대처럼 생긴 남자가 누구의 아들이란 것을 알았지만 *(유명한 정치인 조병옥 박사) 그것만으로는 매력이 되지 못했다. 다방까지 좇아와서 쭈삣 쭈삣하는 그가 불쌍해서 데리고 나가 명동 뒷골목에서 카레를 사주었는데 그때부터 로맨스가 시작되어 5년 후 결혼을 했다. 결혼을 하기 위해 조순형은 삼성에 취직을 했고 몇년 후 정치인이 되어 형님 조윤형을 이어서 국회의원이 되었다.
정치인과 연극 배우 부부로 평생을 살아오면서 남편이 깨끗한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내조하기 위해 그녀는 구두가게를 운영했고, 바쁜 일상에서도 살림을 도맡아 했다. 남편은 성격이 내성적이고 오히려 아내가 외향적인 가정에서, 아내는 그가 정치에서 최선의 결정을 하도록 도왔다. 그래서 국회의원에 여섯번 당선되기까지 그는 소신있는 정치를 했다. 은퇴하기 전에는 한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기도 했다.
80이 넘어서도 참 매력적인 부부를 인터뷰하면서 기자가 김금지 여사에게 물었다. 여사님의 일생에 남편이 사준 최고의 선물이 무엇이냐고? 그 대답이 이것이다. “이이 자체가 내게 최고의 선물이야! 하하하”
나는 올해가 미국 이민 딱 30년인데 너무 많은 이혼가정을 보아왔다. 미국 사람들은 걸핏하면 이혼을 한다.
내가 태권도를 가르쳤던 직업이 파일럿인 한 남자는 자기가 아플 때 아내가 자기를 놔두고 친정어머니와 쇼핑을 하러 갔다고 화가 나서 이혼을 했다. 많은 남자들이 불륜은 자기가 저지르고 이혼신청을 한다. 그러고나서 재혼해도 첫번째 결혼보다 그리 행복한 가정을 별로 보지 못했다.
이 부부라고 80을 살아오면서 어찌 만족한 때만 있었을까. 서로 참아주고 나이들어 가면서도 마음이 한결같고, 상대방의 장점을 존중해 주고, 서로에게 무거운 짐이 되지 않고, 애틋한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살아온 날들이 이런 아름다운 열매를 맺었을 것이다.
‘당신이 내 곁에 있어준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했습니다. 내게 고급차를 사주지 못했어도 당신 자체가 내게 최고의 선물입니다’. 그럴 수 있다면 분명 아름다운 부부로 살다가는 인생임에 틀림없다.
조의석 목사
우드랜드 빛사랑교회 담임목사, 수필가.
저서: 수필집 <블루보넷 향기>(2010), 시집 <거듭남>(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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