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칼럼 (조의석 목사) – 배우 글렌 클로즈 Glenn Close :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
나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글렌 클로즈가 누구인지 잘 몰랐다.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로 여우 조연상을 받으며 “내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를 이길 수 있겠는가. 다만 내가 조금 더 행운이 있었다”고 언급하면서 그녀를 알게 되었다.
그녀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로 네번, 그리고 조연상 후보로 네번, 무려 여덟번이나 노미네이트 되었지만 이번에도 상을 받지 못한 연기파 배우이다. 이번 후보작에 오른 영화는 ‘힐빌리의 노래 ’ 이다.
그에 대한 자료를 찾다가 그가 자기가 다닌 대학에서 한 연설에서 언급한 내용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가 먼저 말한 것은 ‘자기의 관점을 가지라’는 것이다.
누구나 세상을 보는 자기만의 관점이 있다. 나만의 특이한 관점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도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Take the time put yourself in their shoes’ 그렇게 하면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왜 그 사람은 그랬어야만 했는가를 이해하게 된다.
그가 젊은 시절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단역이나 조연 배우로 활약할 때 겪은 이야기이다.
굉장히 흥행한 뮤지컬에 출연했는데 공연이 끝나고 숙소에 돌아온 뒤 프로듀서는 자신의 방은 노크하지 않고 지나쳐서 항상 주연배우 하고만 이야기를 나누고 연기를 칭찬했다. 자신에게는 어쩌다 수고했다는 형식적인 한 마디가 전부였다. 그것이 매우 서운했지만 나중에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니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나중에 어떤 작품을 총괄하는 리더가 되면 자신은 공연장에서 커피잔을 나르고, 무대 정리를 하는 허드렛 일을 하는 사람까지도 잘 챙기리라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우연하게도 그녀는 47년생으로 윤여정과 동갑이다. 윤여정이 두 아들을 키우기 위해 열심히 연기를 해야만 하는 생계형 배우였다고 말했지만 글렌은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좋아했었다고 한다.
그녀는 나도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특히 80이 된 어머니가 평생 아버지와 아이들을 뒷바라지 하며 자신은 성취한게 없다고 후회하는 것을 보고 여자도 뭔가를 성취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아카데미 상은 못받았지만 그는 2017년 로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세상을 살 때 나만의 특이한 Unique한 관점이 누구나 있지만 때로는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도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그 사람을 판단하지 않고 이해하게 되고 소통하게 되며 더 폭넓은 사람이 되리라고 믿는다.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을 윤여정에게 빼앗겼지만 그녀의 축하의 박수가 나는 진심이라고 믿고 싶다.
조의석 목사
우드랜드 빛사랑교회 담임목사, 수필가.
저서: 수필집 <블루보넷 향기>(2010), 시집 <거듭남>(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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