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칼럼 (조의석 목사) – 노태우 , 노소영 : 참용기 ( 참고 용서하고 기다려라 )
참용기란 때로 저지르는 것보다 참아낼 때 더 위대해 질 때가 있다. 화가 날때 쉽게 소리 지르고 내뱉는 것은 누구나 쉽다. 때로 가슴에 멍이 들어도 더 심하면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고통이 있어도 참아내면 해결되는 때가 있다. 뭘 미련하게 참고 사느냐고 그냥 하고 살라고 말하고 싶을 때가 있지만 결과는 참아낸 쪽이 더 나은 때가 많다. ‘내가 그때 왜 참지 못했을까’ 그렇게 후회한 적이 우리 삶에 분명히 있을 것이다. 미국인 남편하고 살다가 이혼한 한 부인은 이제 와서 말한다. 그 때 남편이 그렇게 잘해 주었는데 내가 왜 미련하게 이혼했는지 ..
예전에는 용서란 내가 해도 되도 안해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나님이시라는 엄청난 존재가 우리를 용서하셔서 우리가 용서받은 존재가 되었고, 우리도 누군가를 용서할 때 거기에 평화와 안식이 있다. 용서하지 않고 살면 한 짐의 무거운 짐을 평생 지고 사는 것일 수 밖에 없다.
기다림은 좋은 묘약이 된다. 성급하지 않고, 조급하지 않고 참고 기다리면 스스로 해결되는 것을 우리는 많이 경험한다.
‘참용기’ 란 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녀 노소영(60)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한 말이다. 노태우 전대통령은 소뇌위축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데 10년동안 말을 못한 채 병상에 누워 있다고 한다.
한 마디 말도 못하고 몸도 움직이지 못한 채 침대에 누워 어떻게 십여 년을 지낼 수 있을까? 그녀는 “어머니가 영혼과 몸이 그야말로 나달나달해지도록 아버지를 섬기셨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의식은 있기 때문에 “한 사람은 침대에 누워 말없이, 다른 한 분은 겨우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매일 아침 견우와 직녀가 상봉하듯 서로를 어루만지며 위로하는 두 분을 보면 이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부모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은 자신도 남편 최태원 SK 회장에게 이혼소송을 당하면서 상처나고 구멍뜷린 가슴을 참아내야 하는 자신의 이야기일 것이다. 한때는 대통령의 딸이었고 재벌가 회장님의 사모라는 화려함에서 이제는 원치않는 이혼을 당해야 하는 고통가운데 있는 자신에게 이르는 말일 것이다.
나 자신도 몇년전에 가까운 한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고 소송을 했었는데 그로 인해 돌아오는 것은 마음의 고통이었고, 그때 하나님께서 나에게 “용서하라”하시는 음성을 들었다.
‘참고 용서하고 기다려라’ 그것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져주는 자가 이기듯이 참고 용서하는 것이 이기는 길이다.
이 글을 쓰며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하나님은 그리고 별은 하늘에서 우리의 실수와 추함과 모순을 다 알면서도 왜 묵묵히 바라만 보실까?
그래… 참고 용서해 주시는 거야, 그래서 우리도 스스로 깨닫고 변할 때까지 바라만 보시는 것이라고.
우리의 영혼에 다가오는 신선한 공기처럼 오늘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조의석 목사
우드랜드 빛사랑교회 담임목사, 수필가.
저서: 수필집 <블루보넷 향기>(2010), 시집 <거듭남>(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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