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기 휴스턴한인회 이끌 리더 없나?

33대 한인회장 선출 난황… 31일 후보 등록 마감
세대간 소통과 봉사직 힘쓸 적임자 나올까 막판 기대감도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휴스턴 한인사회가 리더십 부재로 진통을 겪고 있다.
33대 한인회장 후보자 등록기간이 이번 주로 마감되는데, 31일(일)까지 등록 신청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한인회장 선출은 휴스턴 한인회 이사회로 이관된다.
한인회를 둘러싸고 분열과 다툼으로 얼룩진 다른 도시들과 달리 휴스턴 한인사회는 통합 한인회를 탄생시켰다. 물론 현 한인회를 두고 잘했다 못했다 말들이 나오고 것은 사실이지만, 많은 난관을 거쳐 민주적으로 통합의 수순을 밟아온 결과물 자체는 평가받아야 한다. 당시 통합추진위원회를 비롯해 통합을 위해 전후방에서 뛰었던 리더들이 사리사욕 없이 순수하게 ‘통합’만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었기 때문에 통합도 가능할 수 있었다. 개인 의견이 조금이라도 우선되었다면, 민주적 절차가 없었다면 통합보다는 분열이 더 쉬우면 쉬웠다.
과도기에 놓인 휴스턴한인회 앞에 놓인 과제는 재정적 어려움부터 산적하다. ‘통합’ 자랑은 그만하고 이제부터는 한인회가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라도 33대 한인회장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28일 목요일 오전까지 신청서를 제출한 사람은 없다. 러닝메이트와 함께 후보등록 신청을 해야 한다는 조건이 이번에 새로 추가된 것도 33대 한인회장 후보 등록을 어렵게 한 이유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 “2만 달러 공탁금 내고 한인회장으로 나오려는 사람도 별로 없는 마당에 러닝메이트 조건까지 붙이면 과연 나올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적어도 한인회장에 출마할 인물이라면 함께 손발을 맞춰 봉사할 동력자도 고민해야 하고, 러닝메이트를 찾지 못할 만큼 인물난을 겪는 사람이라면 통합 한인회장이 된 후에도 리더십 발휘에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은 클 것이라는 점에서 사전 거름망 역할이 될 것이다.
한인사회 한 관계자는 “통합 한인회를 계기로 한인사회도 세대교체가 시작되었다고 하나 아직까지는 한어권 1세대의 끈끈하고 적극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했다. 기존세대의 지지나 협력은 고비 때마다 안전핀 같은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휴스턴한인회는 예전에 한인사회 안에서만 활동했던 그런 한인회는 될 수 없다. 주류사회는 물론 다양성을 갖춘 도시에서 코리안 커뮤니티의 대표성을 갖는 역할들이 밖으로부터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반드시 고민해야 할 과제는 세대간 소통 문제다.
「센 세대, 낀 세대, 신세대 3세대의 전쟁과 평화」(김성희 지음)이라는 책 속에서도 언급하듯, 세대간 갈등은 항상 모든 시대의 화두였다. 세대간 ‘다름’을 뛰어넘을 수 없는 간극이 아닌 다양성 조화를 위한 천혜의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선배세대에서 협업이란 바로 옆에서 동고동락하며 일하는 것을 떠올리는 반면, 신세대는 프로젝트를 공유하고 필요할 때 온라인으로 교류하는 것을 협업이라 생각한다. 기존세대가 정(情)으로 뭉친 ‘공동운명체’를 중요시한다면, 신세대는 끈끈한 연대의식보다 분명한 계약과 규칙을 중시한다. 기존의 한인회에서도 이런 세대간 다름이 혼재했고, 이들을 아우르는 리더십은 부족했다. 책속의 언어를 빌리지면 소위 ‘낀세대’가 될 이번 한인회장은, 소통을 잘하는 리더십과 안목이 요구된다.
또한 완벽한 한인회장을 요구하는 인식도 변해야 할 것이다. 이미 실체가 드러난 월드런은 33대 한인회장 선관위 조직 발표 직후에도 모습을 드러냈었다.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하고자 나선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욕먹을 각오도 감수하겠지만, 소신있게 일할 사람을 막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아직도 한인회장 출마를 심각히 고민하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안다. 막판에 후보등록을 할지 지켜봐야 하지만, 33대 한인회장 선출이 이사회로 넘어갈 경우라도 좋은 리더를 뽑아야하는 책임감은 더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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