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에서 어엿한 전시회 하기까지 14년 걸렸다

수채화 동호회 작품 전시회, 보리 갤러리에서 26일까지 계속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한 해의 결실에 감사하는 추수감사절기를 더 뿌듯하게 만들어준 행사가 지난주 한인타운에서 있었다. 11일 토요일 저녁은 유난히 한인사회 연례행사들이 겹쳐있어서 어느 때보다 분주했는데, 그중에서도 보리 레스토랑 주차장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길가까지 차량행렬이 늘어섰다. 다름 아닌 수채화 동호회 전시회 개막 리셉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재화 동호회 전시회는 이제 ‘그들만의 잔치’가 아닌 커뮤니티 잔치가 돼버린 것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14년의 세월은 무색하지 않았다. 특히 올해는 그동안 노인회관과 식당 연회실을 빌려서 했던 전시회에서 어엿이 갤러리를 대여해 하게 됨에 따라 조명부터 작품 디스플레이, 관람객들의 감상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다.
사실 10여년 이상 전시회를 했어도 전시회 첫날 리셉션에만 가족과 친지, 지인들의 축하인파가 몰렸고, 이후 전시기간 동안에 방문한 관람객 숫자는 한정돼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일반인에게 무료 오픈되는 보리 갤러리에 작품들이 전시되기 때문에 레스토랑을 드나드는 손님들도 갤러리에 잠시 들러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는 등 대중에 대한 접근성은 훨씬 좋아졌다.
매주 수채화 동호회를 위해 장소를 제공하고 있는 동산교회의 김덕억 담임목사는 시작 기도에서 “전시회를 준비하느라 매주 한 땀 한 땀 자신의 손길을 화폭에 담은 분들”의 결실을 축하하고 축복을 기원했다.
차대덕 화백은 축사에서 “노인회관에서 처음 시작한 수채화반의 역사가 벌써 14년 반이 되었다”며 수채화반의 발전 과정을 지켜봐왔던 산증인으로서 이민생활 속에서 그림 활동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특히 노년에 두뇌활동과 치매에도 도움을 주고 있어 한인사회에 좋은 동호회로 발전을 거듭했다고 격려했다.
수채화반을 지도하고 있는 이병선 화백은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기 위해 작품 디스플레이를 위해 밤늦게까지 수고해준 남편분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병선 화백 자신 역시 어스틴으로 이주하면서 남편이 “한 달에 한번 그림 지도를 위해 휴스턴을 방문하도록 도와주겠다”던 약속을 지금껏 지켜주었기 때문에 오늘의 좋은 성과도 가능했다면서, 남편의 묵묵한 외조에 각별한 감사를 전했다.
잔칫집은 북적거릴수록 좋은 법인데, 하객이 많기도 많았지만 내 어머니, 내 누님, 혹은 친구와 지인이 손수 그린 작품들을 감상하는 사람들은 액자 속 그림들이 어딘지 프로 같지는 않아도 눈과 감성이 끌리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함부로 성의 없이 그린 그림은 절대 아니고, 오히려 마치 가족을 위해 정성껏 음식을 만들던 그 정겨운 손맛을 느낄 수 있어 더 그림 앞에서 떠나지 않는 모습들이었다.
제14회 수채화 동호회 작품전시회는 11월 26일(일)까지 계속 된다.

▲ 수채화 동호회를 지도하고 있는 이병선 화백
▲ 축사를 전하는 차대덕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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