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매업계, 인플레이션 완화에 팔 걷어붙여

바이든 대통령에게 실패한 ‘통상법 301조’ 관세 폐지 요청
노동력 부족 해결 방안으로 이민개혁 촉구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40년 만에 생긴 최악의 인플레이션 속에 미국의 소비심리가 결국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볼 수 없는 수준인 8.3%까지 치솟으면서 소매업체와 소비자는 그 영향을 느끼고 증가하는 비용을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미국 가정과 소비자들은 식료품점에서 주유소에 이르기까지 일상적인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임대료에 대해 가격 상승에 직면하고 있다. 소매업체는 소매업체대로 공급망 문제, 코로나19 영향, 노동력 부족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미 소매업연맹(NRF)은 지난 5월 18일 미국 기업과 근로자, 그리고 소비자가 직면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문제 해결책으로 즉각적인 관세 완화를 요청하는 편지를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냈다.
미 소매업연맹은 미국 및 45개 이상의 국가에서 할인 및 백화점, 가정용품 및 전문점, 메인 스트리트 상인, 식료품점, 도매업자, 체인 레스토랑 및 인터넷 소매점을 대표하는 세계 최대 소매무역협회다. 소매업은 미국 최대의 민간 부문 고용주로서 미국 일자리 4개 중 1개(미국 근로자 5천200만 명)를 지원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성장↑
미 소매업연맹이 바이든 행정부에게 미국 경제에 대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시키기 위해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요청한 것은 중국 301 관세 제거다.
특히 인플레이션에 대해 최근 연준이 취한 이자율 인상이나 대차대조표 축소 등의 정책도 있지만, 가장 효과적이고 의미 있는 수단 중 하나인 관세 완화가 아직도 제시되지 않았다는 것은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연준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몇 달 동안 경제에 남아있을 것이고, 불행히도 기업, 근로자 및 소비자에게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산 제품에 유해한 영향을 끼치는 통상법 301 관세를 완화하면 소비자 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 CPI)는 1.3% 낮아져 인플레이션 완화에 즉시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또 2018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통상법 301 관세는 중국이 무역 정책을 변경하도록 압력을 가하려던 원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면서 반대 입장을 견지했다.
특히 관세는 중국이 아닌 미국 수입업자가 내게 되는 세금이라서, 현재까지 통상법 301 관세 발효 후 미국 관세국경보호청(US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이 미국 수입업체로부터 거둬들인 세금은 약 1천365억 달러에 달한다는 것이다. 뉴욕연방준비은행도 이러한 관세가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거의 전액을 계속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무디스의 투자자 서비스 보고서(Moody’s Investor Service Report) 역시, “관세는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가장 큰 타격을 가했으며, 중국은 관세의 7.6%만 흡수하고 나머지는 미국인이 부담했다.”고 분석한 내용도 제시한 것이다. 부품과 재료부터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적용되는 관세는 결국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비용 증가로 이어졌고, 미 의회예산국은 2020년 미국 평균 가구당 관세가 1천200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결국 미 소매업연맹 측은 연준의 지나치게 광범위한 조치가 소비자에게 심각하고 지속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면서, 관세 완화를 제공하면 경제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마트 이민개혁
한편 코로나19 이후 소매업계의 심각한 노동력 부족 문제에 대해, 미 소매업연맹은 미국의 깨진 이민 시스템 해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업계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 서류미비 청년들(Dreamer)에게 시민권을 부여할 수 있는 법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것은 임시적인 DACA 프로그램의 존속에 그치지 않고 서류미비 청년들에게 시민권 취득의 길을 터줌으로서 체류신분을 영구적으로 해결해주자는 포괄적 이민개혁법의 통과를 말한다, 이 법안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의 반대를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기업가를 위한 새로운 유형의 W비자를 언급했다. 2022년 1월 25일 하원법규위원회는 Zoe Lofgren 의원(D-CA)의 LIKE 법안을 America COMPETES Act(H.R. 4521)에 추가했다. W비자 신설법안은 각주정부들이 해당주에 거주하며 자본을 투자하거나 직접 창업해 경영하고 또는 주정부의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을 스폰서해주면 비이민 워크 비자를 취득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것이다. W비자는 획기적인 특성을 띠고 있어 좁은 문이 되어 버린 H-1B 비자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밖에 미 소매업연맹은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키는 방안으로 해운개혁법 제정을 주장했다. 이미 지난 6월 13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에게 보낸 공문에 글로법 공급망 위기 완화책으로 해양해운개혁법(OSRA)의 통과를 정식 요청했다. 이 법안은 공급망 중단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가격 인상을 추가하는 선사와 터미널 운영자의 오랜 불공정 사업 관행을 상식적으로 다룬다.
최근 월마트, 타겟 같은 소매업체들은 공급난에 이어 재고난까지 겪으면서 고육지책으로 소비자에게 환불은 해주면서도 반품은 받지 않는 정책을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미 아마존이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다. 그러나 공급망 붕괴 상황에서 가장 큰 직격탄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일 것이다. 경제 위기에서 더욱 업계의 변화를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