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냉전시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미래 선도를”

정세균 전 국무총리 초청 통일강연회 대 성료
평화+통일 해답 찾기에 동포사회도 한마음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코로나 팬데믹에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장기화되면서 전세계는 미증유 위기 속에 처해있다. 때마침 정·관계, 산업계까지 두루 경륜을 갖춘 웃어른으로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휴스턴을 방문, 통일강연회 연사로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동포사회와 함께 고민해보았다.
민주평통휴스턴협의회(회장 박요한)가 주최하는 19번째의 평화+통일 강연회였지만, 20대 대선으로 정권이 바뀌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을 마주하면서, 보수와 진보로 갈라져있는 동포사회도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방문에 큰 관심을 보였다.
공직에서 물러나 개인적인 입장에서 휴스턴을 방문했다는 정 전 총리는 6월 1일(수)부터 5일(일)까지 4박5일을 휴스턴과 샌안토니오 등지를 방문하며 바쁜 일정을 이어갔다. 강연회에 앞서는 기자간담회, 동포간담회, 상공회간담회 등을 소화했고, 전날 3일(금)에는 진보성향의 동포들과 비공개모임도 갖는 등 다양한 동포사회를 어우르며 의견 교환의 시간을 가졌다.
휴스턴, 가장 멋진 만남
4일(토) 오후 5시30분부터 시작된 강연회는 200여명이 참석해 브룩할로우 호텔을 연회실을 꽉 채웠다. 달라스, 루이지애나, 샌안토니오, 오스틴 등에서 민주평통휴스턴협의회 자문위원들과 여러 동포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고, 휴스턴협의회도 이번 강연회를 위해 프로패셔널 무대장치를 선보이며 국빈급 전 국무총리에 대한 예우를 했다.
박요한 회장은 정 전 총리가 바쁜 일정 중에도 샌안토니오 유밸디 초등학교 총기사고 현장을 찾아 추모했고, 휴스턴협의회도 유벨디 희생자 가족을 위한 모금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석현 수석부의장, 안명수 총영사, 정명훈 미주한인회중남부연합회 회장, 윤건치 휴스턴한인회장, 달라스 유성주 한인회장 등도 축사를 통해 정 전총리를 환영했다.

신냉전시대 한미동맹의 미래와 한반도 평화
정세균 전 총리는 “많은 해외순방을 해왔지만 휴스턴 동포들과의 만남이 가장 멋진 만남이었다.”며 동포사회의 따뜻한 환대에 감사했다. 정 전 총리는 ‘신냉전시대 한미동맹의 미래와 한반도 평화’라는 심각한 주제에 대한 해답을 위해 대한민국의 과거, 현재, 미래의 순서를 차례로 짚어갔다. 지난 100년 동안 지구촌에서 가장 성장한 나라로 꼽히는 대한민국은 공식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랐고, 그 기저에는 70여년 한미동맹이 지대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향후 100년의 대한민국의 미래 역시 ‘지속발전 가능한 100년이 되어야 한다’는 대원칙에 대해서는 ‘평화와 번영’을 주요 키워드로 제시하면서, 평화가 보장된 번영만이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또 열강의 각축장에서 한미동맹의 70년 역사는 유래없는 성공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질서와 힘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면서 한미동맹의 양상도 변화할 수 있음을 조심스럽게 내대봤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지금 세계는 신냉전시대가 시작된 매우 중요한 전환점으로 보았다. 과거 냉전시대가 붕괴하면서 동독과 베트남의 공산체제도 무너졌지만 유일하게 한반도는 여전히 냉전시대 아래 놓여있기 때문에 새롭게 도래한 신냉전시대는 한반도에 이중고가 될 것이라는 우려였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존해왔던 기존의 외교적 관계도 변화할 수 있고, 특히 북한 문제 해결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큰 장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한민국이 경제적, 문화적 선진국 대열에 올랐지만 외교적 수준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다면서, 신냉전시대에 대한민국은 ‘평화’와 ‘변영’의 원칙을 잃지 않으며 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한다고 강변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대한민국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려면 국가의 지도자와 정부, 신냉전시대의 생존전략에 대해 깊은 고민과 해벌을 갖고 당리당략에 매달려 정쟁만 하면 밀려오는 어려움을 제대로 극복할 수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또한 지금까지는 분단국가로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갖고 있었다면 이제는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하는 역량을 강조하면서 첫째 균형, 둘째 내실, 셋째 개방이라는 3대 원칙을 제시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전략으로 △포괄적이고 호혜적 한미간 전략적 동맹, △상호 존중하고 협력하는 한중, 한일 관계, △남북한 공조 중시, △포용적 다자주의 등을 말했다.
정 전 총리는 “미래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라며 “철저한 준비와 실력으로 한반도가 격축장이 되기보다는 미, 중, 소가 무시할 수 없는 세계 각국의 매력적인 나라가 되고, 서로 자기편으로 삼도록 우리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여야는 물론 국내와 재외동포들이 단합하여 한민족의 지혜를 모아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재외동포청 실현 무르익었다.”
정세균 전 총리는 기자간담회 등에서 현 정부에서 재외동포청 설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이유로, 김대중 대통령 출마 때부터 대선공약으로 제시되었던 재외동포청 요구가 이제는 재외동포재단에서 재외동포청으로 업그레이드 될 때가 무르익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한 나라의 국력이 국경 안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동포들도 모국의 브랜드 가치를 활용하고, 대한민국도 750만 해외동포들의 역량을 활용할 때가 되었다”면서 재외동포청 설립을 위한 비용 대비 효율성이 커졌고, 대한민국의 국력이 이것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